글 일 돈 쉼 나 그리고 끝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3/03/29
  나는 그리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다. 그나마 엄마가 되고나서 어쩔 수 없이 미리 계획하며 살아야해 몇 가지를 챙길 뿐, 그 외에는 여전히 즉흥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편이다. 얼룩소 에세이 쓰기 모임을 생각한 건 좀 오래 됐지만, [얼에모]라는 줄임말을 떠올린 것도, ‘글 일 돈 쉼 나’로 이어지는 글감을 떠올린 것도, 모두 모집 공고글을 쓰면서였다.

  [얼에모]는 너무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냥 얼룩소 에세이 쓰기 모임에서 한 글자씩을 따와 지었다. ‘글 일 돈 쉼 나’ 라는 글감은, 맨 처음 소재인 ‘글’과 마지막인 ‘나’만 조금 신경을 썼다. 모임을 시작하자니 멤버들의 각자 글에 대한 생각을 먼저 들여다봐야 할 것 같아 ‘글’을 단숨에 집어넣었고, 마무리 하면서는 스스로를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를 적어넣었다. 나머지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글감 삼을 만한 한 글자 단어를 떠올리다 생각나는대로 채워 넣었다.

  사실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멤버들이 다음 글감을 제시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여건상 그렇게 진행하기가 어려워 어떻게 글감을 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첫 시도이고 가볍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가장 보편적인 글감을 골라 재빨리 적었다. 그렇게 얼렁뚱땅 써낸 게 ‘글 일 돈 쉼 나’였다. 언뜻 빠르게 읽으면 ‘글 일 돈 쉽나?’처럼 들리는 다섯 개의 글감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러니 누군가가 글감을 잘 정했다고 말하면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너무 즉흥적으로 지은 탓이다. 글감에 들인 노력에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1.1K
팔로워 1.4K
팔로잉 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