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 다시 주문을 건다
2023/03/21
글을 매일 쓰지 않기로 다짐했다. 뭐 이런 다짐을 굳이 하나 싶긴 한데,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온 뒤로 글로부터의 해방을 맛보고 싶어서 결정한 일이다. 왜 해방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일'이라는 단어에 스스로가 너무 얽매어 있는 느낌이라 벗어나고 싶었다. 요즘은 주말에는 글을 거의 쓰지 않는다. 평일에는 그래도 쓰려고 하는데, 의무감은 느끼지 않으려 한다.
매일 쓰지 않는 효과가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우선 글감이 내 안에서 숙성될 수 있다. 생각이 브레인스토밍하듯 가지에 가지를 더해 나가면서, 더 풍성하고 밀도 있는 글이 나올 수도 있다. 이렇게 예상대로만 흘러간다면 참 좋을 텐데, 인생이 그리 호락호락할 리가 있나. 매일 쓰지 않으니 머릿속 글감들이 숙성은커녕 썩어가는 것만 같다. 가지에 가지를 더해가면 생각이 풍성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지들끼리 꼬이고 엉키는 느낌이다.
요즘은 글을 쓸 때마다 제때 털어내지 못한 생각들이 뒤엉켜 있는 느낌이라, 먼지 덮인 오랜 짐들을 들춰보듯 생각을 뒤져야 한다. 힘들게 꺼내 써도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해 글이 자꾸 산으로 간다. 그제야 나는 매일 쓰지 않는 후유증을 앓고 있음을 깨닫는다. 글을 매일 쓰는 강박에서 벗어나려다, 매일 쓰지 않는 강박으로 건너왔음을 알아챈다. 뭐가 이리 극단적이지. 그냥 쓰면 되는 것을.
생각이 원래 많은 사람이다. 쓸데없는 걱정이 넘치는 부정적인 인간이다.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 타인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쓸 때는 그렇지 않아도 만일한 생각에 타인의 말과 행동에 대한 분석까지 하려 들었다. 무슨 의미일까. 내 욕을 하진 않을까. 왜 저런 행동을 했지. 대범한 행동에 비해 소심한 생각을 지닌 사람, 그게 나였다. 타인은 별 의미 없이 한 말과 행동도 내 가슴에 박혀 빠지지 않고 오랜 시간 곪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원래 많은 생각이야 놔두더라도, 쓸데없는 걱정과 부정적인 생각, 타인의 몫까지 끌어안는 습관은 버려야 했다. 당장 선택해 바꿀 수 있는...
[합평]
생각의 힘으로 미지의 두려움을 몰아낸 경험이라니, 나라는 우주의 창조주는 나이며 그 안에서 생각의 힘은 마법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성과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깨달음이 아닐런지요. 글을 읽으며 간접적으로 환희를 느낀 부분이었네요.
매일 쓰기로 한 다짐도, 매일 쓰지 않기로 한 다짐도 그저 즉흥적인 생각이나 변덕으로 두지 않고, 현안님 스스로의 세계관과 연결시키는 노력이 인상적입니다. 하나의 세계의 창조주로서 그 세계의 정합성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연결짓고 정돈하는 모습. 그렇게 정돈되어 좋은 향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라면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에세이란 한 세계의 창조주가 본인의 세계로 초대하는 초대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현안님과 마찬가지로 저도 생각이 뒤엉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는 모든 걸 안 것 처럼 기뻤다가, 또 다음 날이면 아무것도 모르게 되는 일의 반복 속에서, '앎'이란 완전한 것도 궁극적인 것도 아닌 지속적인 과정으로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마치 주문과 같아 실체가 없어 보이지만, 그 허무한 지속성만이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의 토대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주문'이라는 표현에 무척 공감이 되었습니다.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생각의 습관의 힘을 믿는다는 생각은 거의 해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할 거리는 늘 주어지는 편이었고,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수동적인 생각기계였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며 삶이 궤도에서 점점 벗어나니, 드디어 찾게 되는 힘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지만, 현안님 글을 읽으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왜인지 몰랐는데, 그 주문이라는 게 꽤 전염력이 강한가 봅니다! 근래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자주 쓰지 못했는데 글을 또 쓰고 싶어지는 글을 읽었네요. 저도 저에게 주문을 걸어보게 되네요.
[합평]
생각하는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저도 생각이 원래 많은 사람이라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그 뿌리에 있는 뇌전증과, 그 두려움. 저는 그런 큰 경험은 아니였지만, 초등학교 시절까지 항상 불을 켜고 잠에 들었고, 잠에 들때까지 계속 꿈을 꾸지 않게 해달라는 주문 잠이들때까지 외웠던것 같습니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모습을 인지하고 그것을 이겨내려고 노력하셨고, 지속적으로 그 상황에 맞는 주문을 외고 계신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두려움이나 강박이 잔뿌리까지 캐내지기는 어렵지요. 현안님만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말입니다.
글 쓰기라는 좋은 생각정리 툴이라고 할수도 있고, 명상도구라고 할수도 있고, 쏟아내는 바구니라고도 할 수있는 방법이 현안님의 곁에 있어서, 그리고 그것이 현안님이 참 잘하시는 것이라서 좋습니다. 처음 얼룩소에 와서, 개인적인 글이나 사회적 현상에 대한 글을 보고, 내가 연습을 해서 갈 수있는 유형의 문체가 아니라고 느꼈었는데, 얼에모에서 더 박현안이라는 개인의 본인에 대한 글을 읽을 수있어서 좋았습니다.
얼에모라는 좋은 자리를 깔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합평]
매일 (500자 넘는) 글 한 편씩을 쓰겠다는 결심을 스스로 무너뜨리며 의무감과 얽매임에서 해방되고 싶었던 마음이 결국은 어떤 후유증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며 이래서 현안님은 천생 글쟁일 수 밖에 없구나 싶었습니다.
생각과 걱정이 많고 그 걱정을 털어내기 위해 자신에게 주문을 거는 것이 안쓰럽게 느껴지면서도 무엇이 어린시절의 현안님을 그리 공포로 몰아갔을까 싶네요.
그래도 주문이라는 처방을 스스로 찾아내고 그 처방의 효과로 공포로부터 놓여났다는 건 정말 대단한 승리라고 여깁니다.
주문. 다른말로 허면 마인드 컨트롤쯤 되지 않을까요. 어리면 어린대로 어른이면 어른인대로 마인드 컨트롤은 꼭 필요하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많다는 건 오히려 글쟁이들애겐 꼭 필요한 조건은 아니겠습니까. 글을 쓴다는 건, 축적돤 것을 뱉어내는 것. 활자화 하는 것이라는게 너무 맞는 말이기에 , 골치 아프거나 깊은 생각이 필요하면 머리를 흔들어 바로 털어버리고 항상 평온함만 추구하는 단세포적인 저는 글쓰기엔 많이 부적합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ㅜㅜ
시간의 틀에 얽매이지말고 손 가는대로 편하게 쓰자. 누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니..
제가 감히 이 말씀에 힘을 얻어도 되는거겠지요?
내 삶을 바꾸는 마법사는 바로 나. 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깊은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합평]
‘주문’이란 단어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내가 건 주문에 맞춰 지금 현안님의 글을 읽고 있는 건가 싶었어요. 글쓰기의 일상을 생각하며 사는 것, 그래서 2주에 한 번 약속된 주제로 글을 써냈고 또 쓴 글을 나누며 합평으로 다시 되짚어 보는 것 까지 모두 주문 속의 내용인 것으로 잡아놓은 것 같은. 다시 주문의 창을 닫고 합평의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
어린시절 허구의 공포는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 많이 아프셨군요. 잘 먹어야 낫는 병은 저도 해당이 되는 터라 애타하며 걱정하는 가족, 특히 엄마의 헌신을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지네요. 저도 긍정이 참 부족한 편인데 지금은 긍정 쪽으로 많이 와 있긴 합니다. 소심하고 뒤끝도 있고요. 그래서 그냥 인정합니다. 살아오면서 대범하지 못하고 뒤에서 자신을 자책하는 일도 많았지만 그때의 일들을 글쓰기로 치료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깁니다.
현안님의 글을 읽으니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라는 책의 내용과 맥이 닿아 있는 느낌이었어요. 작가는 자신이 ‘고통에지지 않으려고, 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더 이로운 연결을 꿈꾸며’ 등의 여러 글 쓰는 이유를 말해줍니다.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쓰고자 하는 현안님의 글 또한 위의 글쓰기 이유에 더해, 내 안에 쌓이고 분산된 생각을 체계화하는 일들일 것 같습니다.
그동안 현안님을 비롯해 얼에모 참여하신 분들의 글에 합평이란 이름으로 댓글을 달게 되었어요. 약속이었으니까요. 합평의 제자리로 돌아왔다고는 하나, 어쩜 저는 그걸 핑계로 인사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많이 어색했으니까요. 글을 통해 많이 친근해진 느낌입니다. 현안님의 합평으로 제 눈에, 제 맘엔 들어오지 않았던 모임구성원들의 글이 다시 발견되어 되돌아가 다시 읽고 느끼며 공감하던 시간이었습니다.
현안님의 생각들이 글로 내내 아름다운 매듭이 되길 응원합니다.
[합평]
‘다시 주문을 건다’는 제목에서 어떤 소원을 비는 걸까? 다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을 매일 쓰지 않기로 다짐했다’는 문장이 의아하게 느껴졌지만 여행을 하시는 중에, 그 이후에 쓰시는 글들이 좀 더뎌진 것을 느꼈기에 글쓴이의 심경의 변화를 어렴풋이 짐작하긴 했습니다.
보통은 나약한 자신의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기 마련인데,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매일 쓰지 않는 후유증을 앓게 되었다는 것에서, 그리고 매일 쓰지 않는 강박으로 이어졌다는 부분에서 현안님은 오감이 매우 예민하신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걱정과 부정적인 생각, 타인에 대한 생각을 걷어내려 노력하며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 주문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글쓴이가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하는 깊은 사고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된 입장에서 두려움과 공포로 힘들었을 어린 현안님이 안쓰러웠습니다.
<지금은 준다 해도 거절할 음식들이 아픈 내게는 모두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다.>
<도움을 청할 수 없으니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야 했다.>
이러한 문장에서 어린아이지만 전혀 어린이 같지 않은 모습이 보였습니다. 문득 예전에 본인을 애어른이라고 표현하셨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공포를 허구라 주문을 외우며 스스로 두려움을 이겨낸 어린 현안님을 꼭 안아주고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생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활자로 표현될 글도 무한하다 여겨집니다. 말씀처럼 앞으로도 마법 같은 주문을 외우며 글을 통해 현안님의 삶이 더 풍요롭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글 쓰시느라, 에세이 모임 이끌어 가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잊지 못할 [얼에모]였습니다. ^^
@박현안
[합평]
생각이 많고 부정적이었던 과거의 모습들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타인에 대한 지나친 의식으로 인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요한 모습, 생각이 너무 많은 나머지 편히 잠을 이루지 못한 모습, 먹기 힘든 동물들을 먹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정신적인 고통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콤플렉스이자 스스로를 힘들게 했을 이런 성향들이, 이제는 끊임 없는 노력 끝에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된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끌어 안으며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주문을 통해서. 계속되는 주문은 결국 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체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연약했던 모습들을 극복하게 됩니다.
안그래도 넘치는 생각들이 글쓰기와 합쳐지면서 주문의 집중력은 극대화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이 뒤섞여 있고 어수선한 것들이 글을 통해 정리가 되고 명확해지면서.
글을 한 줄로 요약해보면 대략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생각이 많고 부정적인 사람이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구체화하면서](=주문을 외우면서) 나는 더 이상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의학의 힘을 빌린 것도 아니고 꾸준한 정신과 상담과 약도 아닌, 순수한 정신력으로 자신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며 참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저렇게 강하지 않은데, 나는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어느 순간 딱 하고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변화되는 과정과 수단이 너무나 퍼펙트해서 그런지 사실 온전히 공감을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기본적으로 멘탈 내구력의 차이가 커서 그런 것이겠죠.
현안님은 신비롭고 입체적이며, 참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알지 못하는 무한하게 넘치는 생각속에는 또 다른 어떤 세상들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소재가 고갈될 리는 없으니 적어도 글이 중단될 우려는 안해도 될 것 같아서 안심이 되고 감사하게 되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합평]
의무감에서 쓰는 글에서는 마치 과제를 해결하는 성실함이 느껴지지만, 좋아서 쓰는 글보다는 아무래도 아쉬움이 조금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어디까지나 제 얘기입니다.
좋아해서 쓰는 글은 쓰고나서도 스스로 꽤 만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의무감으로 써내려 나가는 글은 쓰고나서도 어딘가 모르게 영 찜찜함이 들고요. 현안 님께는 어떤 느낌의 차이가 있으셨을까 궁금하기도.
글을 쓰다가 중단하면, 숙성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썩어버리더라는 말씀. 참 많이 와닿네요. 저도 최근에 쓰려던 글감이 있었는데, 숙성을 좀 시켜보려다가 썩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썩어버린 주제이긴 하지만, 조만간 다른 이야기로 한번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걱정과 생각이 많은 현안 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신다는 말이 참 많이 와닿습니다. 저 역시 그렇거든요. 자기암시의 효과를 좀 누려볼까 하고 계속 주문을 걸어보긴 하는데, 저는 언 발에 오줌 누기 효과에 불과한 적이 많아서 말이에요.
현안 님의 아팠던 이야기는 아마 처음 보는 이야기였는데, 당시의 현안 님은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긍정의 주문이 어쩌면 현안 님을 살렸네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하면 불행해지는지는 바로 압니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라는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 규정 등이 우리를 불행해지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정작 이래야만 하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에요.
그동안 얼에모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저 스스로도 많이 돌아볼 수 있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천세곡 앗 ㅋㅋ 근데 거의 매일 쓰게 될 거 같아요. 손과
뇌가 넘 근질거려요!ㅋㅋ
첫문장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매일 쓰시지 않겠다 하시니, 더 기대 되는건 왜일까요? ^^
@홈은 천성이 생각이 많아요;; 오늘도 주문을 겁니다. 부질 없다!
매일이든 매일이 아니든 그런 틀에 얽매이지 말고, 그저 손이 가는 대로 쓰자고 마음을 먹는다.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저 쓰리라. 나는 내 인생의 마법사이니. 나를, 내 삶을 바꾸는 것보다 더 마법 같은 일은 없으니. 다시 주문을 걸 시간이다.
멋있당~~♡♡♡
전에도 멋있었는데..멋져부러~♡♡
@지미 에고 고마워요! 지미님이 더 멋져요. 전 멋진 척인 거 같고;; ㅋㅋ 굿밤!
[합평]
생각의 힘으로 미지의 두려움을 몰아낸 경험이라니, 나라는 우주의 창조주는 나이며 그 안에서 생각의 힘은 마법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성과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깨달음이 아닐런지요. 글을 읽으며 간접적으로 환희를 느낀 부분이었네요.
매일 쓰기로 한 다짐도, 매일 쓰지 않기로 한 다짐도 그저 즉흥적인 생각이나 변덕으로 두지 않고, 현안님 스스로의 세계관과 연결시키는 노력이 인상적입니다. 하나의 세계의 창조주로서 그 세계의 정합성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연결짓고 정돈하는 모습. 그렇게 정돈되어 좋은 향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라면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에세이란 한 세계의 창조주가 본인의 세계로 초대하는 초대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현안님과 마찬가지로 저도 생각이 뒤엉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는 모든 걸 안 것 처럼 기뻤다가, 또 다음 날이면 아무것도 모르게 되는 일의 반복 속에서, '앎'이란 완전한 것도 궁극적인 것도 아닌 지속적인 과정으로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마치 주문과 같아 실체가 없어 보이지만, 그 허무한 지속성만이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의 토대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주문'이라는 표현에 무척 공감이 되었습니다.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생각의 습관의 힘을 믿는다는 생각은 거의 해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할 거리는 늘 주어지는 편이었고,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수동적인 생각기계였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며 삶이 궤도에서 점점 벗어나니, 드디어 찾게 되는 힘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지만, 현안님 글을 읽으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왜인지 몰랐는데, 그 주문이라는 게 꽤 전염력이 강한가 봅니다! 근래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자주 쓰지 못했는데 글을 또 쓰고 싶어지는 글을 읽었네요. 저도 저에게 주문을 걸어보게 되네요.
[합평]
생각하는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저도 생각이 원래 많은 사람이라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그 뿌리에 있는 뇌전증과, 그 두려움. 저는 그런 큰 경험은 아니였지만, 초등학교 시절까지 항상 불을 켜고 잠에 들었고, 잠에 들때까지 계속 꿈을 꾸지 않게 해달라는 주문 잠이들때까지 외웠던것 같습니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모습을 인지하고 그것을 이겨내려고 노력하셨고, 지속적으로 그 상황에 맞는 주문을 외고 계신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두려움이나 강박이 잔뿌리까지 캐내지기는 어렵지요. 현안님만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말입니다.
글 쓰기라는 좋은 생각정리 툴이라고 할수도 있고, 명상도구라고 할수도 있고, 쏟아내는 바구니라고도 할 수있는 방법이 현안님의 곁에 있어서, 그리고 그것이 현안님이 참 잘하시는 것이라서 좋습니다. 처음 얼룩소에 와서, 개인적인 글이나 사회적 현상에 대한 글을 보고, 내가 연습을 해서 갈 수있는 유형의 문체가 아니라고 느꼈었는데, 얼에모에서 더 박현안이라는 개인의 본인에 대한 글을 읽을 수있어서 좋았습니다.
얼에모라는 좋은 자리를 깔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합평]
매일 (500자 넘는) 글 한 편씩을 쓰겠다는 결심을 스스로 무너뜨리며 의무감과 얽매임에서 해방되고 싶었던 마음이 결국은 어떤 후유증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며 이래서 현안님은 천생 글쟁일 수 밖에 없구나 싶었습니다.
생각과 걱정이 많고 그 걱정을 털어내기 위해 자신에게 주문을 거는 것이 안쓰럽게 느껴지면서도 무엇이 어린시절의 현안님을 그리 공포로 몰아갔을까 싶네요.
그래도 주문이라는 처방을 스스로 찾아내고 그 처방의 효과로 공포로부터 놓여났다는 건 정말 대단한 승리라고 여깁니다.
주문. 다른말로 허면 마인드 컨트롤쯤 되지 않을까요. 어리면 어린대로 어른이면 어른인대로 마인드 컨트롤은 꼭 필요하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많다는 건 오히려 글쟁이들애겐 꼭 필요한 조건은 아니겠습니까. 글을 쓴다는 건, 축적돤 것을 뱉어내는 것. 활자화 하는 것이라는게 너무 맞는 말이기에 , 골치 아프거나 깊은 생각이 필요하면 머리를 흔들어 바로 털어버리고 항상 평온함만 추구하는 단세포적인 저는 글쓰기엔 많이 부적합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ㅜㅜ
시간의 틀에 얽매이지말고 손 가는대로 편하게 쓰자. 누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니..
제가 감히 이 말씀에 힘을 얻어도 되는거겠지요?
내 삶을 바꾸는 마법사는 바로 나. 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깊은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합평]
‘주문’이란 단어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내가 건 주문에 맞춰 지금 현안님의 글을 읽고 있는 건가 싶었어요. 글쓰기의 일상을 생각하며 사는 것, 그래서 2주에 한 번 약속된 주제로 글을 써냈고 또 쓴 글을 나누며 합평으로 다시 되짚어 보는 것 까지 모두 주문 속의 내용인 것으로 잡아놓은 것 같은. 다시 주문의 창을 닫고 합평의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
어린시절 허구의 공포는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 많이 아프셨군요. 잘 먹어야 낫는 병은 저도 해당이 되는 터라 애타하며 걱정하는 가족, 특히 엄마의 헌신을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지네요. 저도 긍정이 참 부족한 편인데 지금은 긍정 쪽으로 많이 와 있긴 합니다. 소심하고 뒤끝도 있고요. 그래서 그냥 인정합니다. 살아오면서 대범하지 못하고 뒤에서 자신을 자책하는 일도 많았지만 그때의 일들을 글쓰기로 치료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깁니다.
현안님의 글을 읽으니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라는 책의 내용과 맥이 닿아 있는 느낌이었어요. 작가는 자신이 ‘고통에지지 않으려고, 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더 이로운 연결을 꿈꾸며’ 등의 여러 글 쓰는 이유를 말해줍니다.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쓰고자 하는 현안님의 글 또한 위의 글쓰기 이유에 더해, 내 안에 쌓이고 분산된 생각을 체계화하는 일들일 것 같습니다.
그동안 현안님을 비롯해 얼에모 참여하신 분들의 글에 합평이란 이름으로 댓글을 달게 되었어요. 약속이었으니까요. 합평의 제자리로 돌아왔다고는 하나, 어쩜 저는 그걸 핑계로 인사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많이 어색했으니까요. 글을 통해 많이 친근해진 느낌입니다. 현안님의 합평으로 제 눈에, 제 맘엔 들어오지 않았던 모임구성원들의 글이 다시 발견되어 되돌아가 다시 읽고 느끼며 공감하던 시간이었습니다.
현안님의 생각들이 글로 내내 아름다운 매듭이 되길 응원합니다.
[합평]
‘다시 주문을 건다’는 제목에서 어떤 소원을 비는 걸까? 다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을 매일 쓰지 않기로 다짐했다’는 문장이 의아하게 느껴졌지만 여행을 하시는 중에, 그 이후에 쓰시는 글들이 좀 더뎌진 것을 느꼈기에 글쓴이의 심경의 변화를 어렴풋이 짐작하긴 했습니다.
보통은 나약한 자신의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기 마련인데,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매일 쓰지 않는 후유증을 앓게 되었다는 것에서, 그리고 매일 쓰지 않는 강박으로 이어졌다는 부분에서 현안님은 오감이 매우 예민하신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걱정과 부정적인 생각, 타인에 대한 생각을 걷어내려 노력하며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 주문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글쓴이가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하는 깊은 사고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된 입장에서 두려움과 공포로 힘들었을 어린 현안님이 안쓰러웠습니다.
<지금은 준다 해도 거절할 음식들이 아픈 내게는 모두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다.>
<도움을 청할 수 없으니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야 했다.>
이러한 문장에서 어린아이지만 전혀 어린이 같지 않은 모습이 보였습니다. 문득 예전에 본인을 애어른이라고 표현하셨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공포를 허구라 주문을 외우며 스스로 두려움을 이겨낸 어린 현안님을 꼭 안아주고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생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활자로 표현될 글도 무한하다 여겨집니다. 말씀처럼 앞으로도 마법 같은 주문을 외우며 글을 통해 현안님의 삶이 더 풍요롭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글 쓰시느라, 에세이 모임 이끌어 가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잊지 못할 [얼에모]였습니다. ^^
@박현안
[합평]
생각이 많고 부정적이었던 과거의 모습들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타인에 대한 지나친 의식으로 인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요한 모습, 생각이 너무 많은 나머지 편히 잠을 이루지 못한 모습, 먹기 힘든 동물들을 먹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정신적인 고통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콤플렉스이자 스스로를 힘들게 했을 이런 성향들이, 이제는 끊임 없는 노력 끝에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된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끌어 안으며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주문을 통해서. 계속되는 주문은 결국 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체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연약했던 모습들을 극복하게 됩니다.
안그래도 넘치는 생각들이 글쓰기와 합쳐지면서 주문의 집중력은 극대화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이 뒤섞여 있고 어수선한 것들이 글을 통해 정리가 되고 명확해지면서.
글을 한 줄로 요약해보면 대략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생각이 많고 부정적인 사람이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구체화하면서](=주문을 외우면서) 나는 더 이상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의학의 힘을 빌린 것도 아니고 꾸준한 정신과 상담과 약도 아닌, 순수한 정신력으로 자신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며 참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저렇게 강하지 않은데, 나는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어느 순간 딱 하고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변화되는 과정과 수단이 너무나 퍼펙트해서 그런지 사실 온전히 공감을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기본적으로 멘탈 내구력의 차이가 커서 그런 것이겠죠.
현안님은 신비롭고 입체적이며, 참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알지 못하는 무한하게 넘치는 생각속에는 또 다른 어떤 세상들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소재가 고갈될 리는 없으니 적어도 글이 중단될 우려는 안해도 될 것 같아서 안심이 되고 감사하게 되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합평]
의무감에서 쓰는 글에서는 마치 과제를 해결하는 성실함이 느껴지지만, 좋아서 쓰는 글보다는 아무래도 아쉬움이 조금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어디까지나 제 얘기입니다.
좋아해서 쓰는 글은 쓰고나서도 스스로 꽤 만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의무감으로 써내려 나가는 글은 쓰고나서도 어딘가 모르게 영 찜찜함이 들고요. 현안 님께는 어떤 느낌의 차이가 있으셨을까 궁금하기도.
글을 쓰다가 중단하면, 숙성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썩어버리더라는 말씀. 참 많이 와닿네요. 저도 최근에 쓰려던 글감이 있었는데, 숙성을 좀 시켜보려다가 썩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썩어버린 주제이긴 하지만, 조만간 다른 이야기로 한번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걱정과 생각이 많은 현안 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신다는 말이 참 많이 와닿습니다. 저 역시 그렇거든요. 자기암시의 효과를 좀 누려볼까 하고 계속 주문을 걸어보긴 하는데, 저는 언 발에 오줌 누기 효과에 불과한 적이 많아서 말이에요.
현안 님의 아팠던 이야기는 아마 처음 보는 이야기였는데, 당시의 현안 님은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긍정의 주문이 어쩌면 현안 님을 살렸네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하면 불행해지는지는 바로 압니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라는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 규정 등이 우리를 불행해지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정작 이래야만 하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에요.
그동안 얼에모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저 스스로도 많이 돌아볼 수 있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천세곡 앗 ㅋㅋ 근데 거의 매일 쓰게 될 거 같아요. 손과
뇌가 넘 근질거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