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9/02

 밤새 비가 왔는지 새벽에 잠깐 땅만 적신 것인지 창밖으로 보이는 풀들이 촉촉하게 젖어있습니다. 마당을 돌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열대우림이 된 작은 풀밭에는 여전히 여름과 가을이 공존합니다.

 오늘부터 공식적인 백수, 아니 전업주부, 아니 전문직 주부로 돌아온 첫날입니다. 아이들 등교와 출근 준비로 정신없었던 아침이 아주 오래된 과거처럼 느껴집니다. 계란 후라이를 부쳐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후식으로 달콤한 홍옥 한 알을 잘라 사이좋게 나눠 먹었습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여름 대표 사과 아오리를 먹었는데 말입니다.

 아이들이 양치하는 동안 빗물에 젖은 수국을 바라봤습니다. 올여름 흐드러진 수국을 제대로 눈에 담지 못한 것이 서운했습니다. 한창때를 지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수국의 마지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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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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