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너무 싫고 바보 같을 때가 있다. 바로 지금 같은 순간이다. 하는 일에서 구멍이 나고 실수가 생기는 일. 이걸 겪을 때마다 기분이 참 별로다. 실수한 것도 속상하지만 그보다 더 큰 압력으로 나를 눌러대는 건 내 자신에 대한 참담함이다. 당최 참을 수가 없다.
지금이야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예전에는 더더욱 이런 실수 자체가 용납이 안 됐다. 실수를 하는 일. 이것 자체는 누구나할 수 있는데도 왜 이렇게 나는, 나 자신에 화가 나는 걸까.
화를 잠시 가라앉히고 내 안을 들여다본다. 첫 번째, 내 커리어에 금이 가는 것 같아서 싫다 라는 생각이 바로 떠올랐다. 오케이. 15년이 넘는 경력이 우스워지는 상황이 못 견디게 싫은 거군.
좀 더 들어가 보니, 바보 같은 모습으로 다른 이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