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낯선.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10/16
토요일과 일요일은 천국 같았습니다. 낯선 천국의 이야기는 이 기억이 조금 열기를 더해 갈 즈음 다시 하기로 해야겠습니다. 
 
월요일 아침이 아니 이 서늘한 가을이 조금 선명해졌습니다.
가을의 윤기는 봄날의 물기가 손으로 느껴지는 꽃잎, 그 꽃이 다 지고 한 송이도 남지 않은 이제 막 연둣빛 잎으로 다시 충만한 물기를 머금은 잎으로 그리고 다시 탐욕스러운 파충류의 등껍질 같은 녹색을 지나 조금 물기가 빠지고 바람에 흔들리며 더 붉고 선명한 윤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화 속 목소리랑은 완전 다른 것 같아요
 
목소리는 장난끼 가득하고 높은 톤이었는데 더 무겁고 진지한 목소리예요
 
그 처연하고 안쓰러운 윤기가 집 앞을 벗어나자 온갖 가로수 잎들로 돌아보는 곳마다 낮은 목소리로 햇살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낯선...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어
2.5K
팔로워 794
팔로잉 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