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먹어요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1/19
보리밥 먹고 갈까?
남편 말에 2초간 망설이다  그러지 머  하고 대답했다.

나는 남편과 외식하는 걸 썩 좋아하진 않는다.
그게 2초간 망설인 이유다.  그래도 수락한 건 점심을 안 차려도 된다는 유혹이 너무 달콤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밥을 빨리 먹는다.
빨라도 너무 빨라서 국수의 경우 먼저 한 그릇 퍼주고 내것 퍼 오는 사이 벌써 다 먹어버려
다정하게(?) 얼굴 마주보며 국수를 먹는 일 따위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정도다.
식당에서라고 달라질까.
혼자 후루룩 먹고 뻘쭘히 앉아 있기 뭐하니 신문을 가져다 보거나  밖으로 나가버린다.
나는  밥을 천천히 먹는 편이니 시간적 격차가 너무 커서 결국 나는 혼밥을 하는 입장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무슨 재미로 같이 외식을 하겠는가.

이런 상황을 이미 결혼 전에 예견하기는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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