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비가 오는, 하루.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3/17
땅 위로 튀어오르는 물방울들이 스며듭니다. 우산을 쓰고 비오는 길을 걸을 때면, 발걸음이 조금씩 무거워져요. 바지 밑단에 스며든 비가 잠시 멈추라며 붙잡아 두는 듯합니다. 잠시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우산을 쓴 한 두사람의 모습 외에는 오늘은 비어있는 하루입니다. 

유료 어플 하나를 구입했었어요. 백색소음이라 하는, 다양한 기능성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어플이요. 그런데 오늘은 전자기기 없이도, 좋아하는 소리를 즐길 수 있는 하루입니다. 우산을 두드리는 빗방울들은 규칙과 불규칙 사이를 넘나들어요. 귓속에 이 소리를 저장해두고, 듣고 싶을 때마다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의 불규칙적으로 등장하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역시 불완전하지만 편리한 어플을 꾸준히 이용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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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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