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부인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6/21
남편은 작품이 한 가득 실린 트럭을 몰고 황갈색으로 반짝이는 머리칼을 휘날리며 길을 떠났습니다.
해마다 회원들과 해외전시를 이어오고 있는데 올해는 튀르키예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는군요.
각각 다른 크기 다른 종류의 작품130여 점을 소포로 받아 일일이 재포장하고 이름표 제작하는 과정에 저도 며칠간 투입되어 약간 힘을 보탰습니다.

그리고 그저께 저녁, 머리를 살짝 정리하고 염색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에요.
대충 커트를 해주고 염색약을 찾으니 없는 겁니다. 어디 갔지? 분명 여기 둔것 같은데...
기억을 총동원해 이리저리 뒤지니 뜻밖에 기억에도 없는 쇼핑백 안에서 얌전히 잠자고 있네요. 이렇게 상태가 좋지 못한 여편네한테 밤중에 염색을 해달라니 한심합니다.
염색약을 칠하고, 10시 반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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