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애들이 이상해요!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8/09
덥지 않은 아침이 얼마만인 것일까. 태풍이 올라온다던 이야기가 사실이긴 한 듯, 잔뜩 흐린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조금 강하게 불어오는 아침이었다. 오늘은 초등부 수학 수업도 부탁받은 날, 평소보다 긴 수업에 대비해 커피 한 잔을 구입한다. 오늘 하루도 힘내자. 초심을 잃어버려 점점 지루하게 흘러가는 수업을 바꿔보려 아침마다 작은 다짐을 반복한다. 잘 되는 날도, 잘 되지 않는 날도 있지만.

오전 수업이 마무리 된 이후, 꽤 정신이 없다. 초등 수업을 들어가기 전, 짧은 점심시간을 가지려 했지만 숙제를 하지 않은 녀석들을 챙기느라 자리에 앉을 틈이 생기질 않는다. 빨리 하고 집에 가- 너네 그러다가 집에 못 간다- 손을 멈춘 녀석들을 재촉하지만, 집에 가고싶다는 마음에 져버린 아이들은 입만 삐죽거린다. 아- 숙제 할걸! 뒤늦게 작은 짜증이 섞인 한탄을 내뱉지만, 봐주지 않는 날이다.

어느덧 초등학생들이 하나둘 교실로 들어선다. 오늘은 수업이 아닌, 아이들을 관리해주는 역으로 들어왔다. 작은 학원이라 각 과목의 선생님들이 한 분씩밖에 없어서, 부득이하게 일이 생겼을 경우 서로 돕는 편이다. 초등 국어 수업이라면 대신 들어가 수업을 진행할테지만, 수학은 수업이 불가능하다.

수학 선생님이 적어두고 가신 진도표에 맞춰 아이들에게 문제를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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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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