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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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방사능 피폭(exposure)을 평가할 때 [7]; 실제 문제에서 피폭량의 평가

이영록
이영록 · Dilettante in life
2023/07/14
  시리즈 1편, 2편(자연 방사능 노출량), 3편(방사능이 해로운 이유 1편), 4편(생물의 DNA 손상 수선 방법), 5편(인간의 피폭 한도), 6편(인간의 피폭과 암에 대한 한계)에 이어.

  앞 편들의 핵심만 간단히 요약하겠다.  난 친절하니까(그리 쓰고 얼룩소 최소 포스팅 분량 늘리기라고 읽는다)

  1. 일정 수준 이상의 방사능 피폭은 해롭다. 그런데 산소 호흡에 의해 인체의 모든 세포들은 전부 방사능 피폭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해를 입고 있고, 알아서 피해를 복구한다. 보통 상황에서는 후자가 훨씬 양적으로 크다. 그 때문에 소량을 추가적으로 피폭해도, 유해성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2. 단시간 피폭; 100mSv 이하일 경우 종합적으로 해롭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3. 장시간 피폭; 한국인은 대체로 2.4~3.0mSv/yr의 일상 피폭을 받는다. 여기에는 음식, 비행기 탑승, 의료용 방사선, 호흡(주로 Rn) 등이 들어간다. 이는 일본의 평균치보다 높다. 
      참고로 방사선을 직업적으로 다루는 성인의 노출 기준은 30 또는 50mSv/yr이다. 
  4. 현재, 소량 피폭 효과는 대개 6편에서 설명한 LNT(linear, no threshod; 문턱값 없는 선형)에 근거해 평가한다. 즉 아무리 작은 피폭량이라도 유해하다 생각하고, 해로운 정도를 Y=aX(a; 상수) 같은 1차식으로 계산한다는 얘기이다. 물론 이것은 2번과 모순인데, 이 식이 채택된 데는 "조심할수록 좋다"는 이유도 상당히 들어 있었다고 안다. 다시 강조하는데, 실제 피폭 사례들과 잘 안 맞는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5. 유전적 장기 영향; 기형아 출산 등을 포함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라는 두 원폭 피폭자들을 조사한 결과로는 증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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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 방사능 등에 대한 언론 보도는 이런 식으로 나온다.

 후쿠시마현 연구소가 이 우럭을 검사해 봤더니 치명적 방사성 물질인 세슘(CS-134, CS-137)이 1kg당 480Bq(베크렐) 검출됐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정한 일반 식품의 세슘 허용 한계치(1㎏당 100㏃)의 5배쯤 됩니다. 후쿠시마현은 일본 정부보다 좀 더 엄격하게 '1kg당 50Bq'의 기준을 자체적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이 기준으로는 10배 가까이 됩니다.

(from [특파원 리포트] 2년 만에 잡힌 ‘방사능 우럭’…日 후쿠시마 원전에 무슨 일이?; link)
문제의 후쿠시마 우럭. source;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24032

하루에 몇 마리를 먹어야 유해합니까

  앞 5편에서도 말했듯이, Bq는 일상 피폭을 나타내기에도 터무니없이 작은 단위다. 사람이 일상적으로 맞는  전리 입자들(거기다가 태양광의 UV까지 넣어야 함)이 아마 초당 20,000개를 넘을 것이기 때문이다[1]. 이 방사능 우럭이 얼마나 해로운지는, 이런 식으로 대략 계산해 볼 수 있다.
  후쿠시마산 우럭에서 세슘의 방사성 붕괴가 480Bq/kg 나왔다는데, 우럭 한 마리가 500~600g이라니 한 마리를 (뼈니 뭐니 전부 먹으면) 대략 250Bq 정도 방사성 물질을 더 먹은 셈이다[2]. 일시적으로 250Bq를 더 먹는다고 해도 상시적으로 두들겨 맞는 최소 20,000Bq 대비 의미가 얼마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이, 세슘(Cs)을 일정량 먹더라도 그 원자들이 인체에 무한히 오래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4편에서 말했듯이, 인체는 끊임없이 구성 성분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데, 중요한 이유는 수리다. 세슘의 생물학적 반감기는 108일에 불과하다(link). Cs137처럼 반감기가 30년이나 되더라도, 대략 4개월만 지나면 체내 농도가 반으로 줄어든다. 대부분의 Cs137은 방사선을 내지 못하고 인체 밖으로 나가 버리는 것이다[3]. 방사능 우럭을 (적어도 하루 한 끼씩) 꾸준히 평생 먹기 전에는 '최소 20,000Bq'에 250을 더하지도 못한다는 말이다[4]. 
   Bq 단위로 나오는 '방사성 오염 식품' 기사를 이런 식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가 이제 분명할 것이다.  우리가 어떤 방사성 물질을 (외부 혹은 내부에서) 피폭하건, '꾸준히 두들겨 맞는 20,000~30,000 Bq와 비교'하지 않으면 별반 의미가 없다[5].  이만큼을 1초도 쉬지 않고 1년 내내 쬐어야 대략 (한국의) 개인 노출 평균치 2.4~3.0 mSv/yr인 것이다.  Bq는 1초당 붕괴 숫자(count)니까, 20,000Bq를 기준으로 1년 동안 받는 방사선 붕괴 숫자는 생체 효과 계수가 1인 β나 γ선 기준으로는 붕괴 숫자와 같은 6.3×10^11 (count)나 된다.  수십에서 수백 부근의 Bq에 불과한 물고기 약간을 한두 번 먹는 것으로는, 10^11과 비교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7/21 수정 주의; 한국의 노출 평균치는 2.4~3.0 mSv/yr. 2편에는 제대로 나와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착각했습... ㅠ.ㅠ]

  그러면, 저 일본의 기준 '50(or 100) Bq/kg'이 정말 얼마나 작은지 명확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말도 안 될 정도로 기준이 낮겠는가?  바로 그 LNT 모형 기준으로 잡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작아도 해는 된다'는 모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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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생각이 나서 말인데, 방구 얘기를 해 보자. ㅋㅋ
  방구에서 냄새가 나는 성분 중 중요한 것은 황화수소(H2S)인데, 함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출처마다 편차가 좀 있다. 0.21%(한국어 위키)에서 0.005% 이하(link)까지 다양한데, 대충 하는 계산이니 우선 0.1%로 잡겠다.
   크기가 3×3×3m 되는 작은 방에 5명이 모여 있는데, 한 번씩 부피 1 liter만큼씩 방구를 꼈다고 해 보자[6]. 방의 부피는 27,000 liter고 방구의 부피는 5 liter니 희석 비율은 약 2/1000이다. 황화수소의 비율이 0.1%(1000 ppm)에서 대략 2ppm으로 낮아진다. 이게 뭐가 중요하냐고요? 작업장에서, 공기 중 황화수소 함량이 10ppm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환기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link).
   2ppm이 10ppm 되려면 상당한 방구쟁이가 있거나, 사람이 더 많거나, 방이 더 작으면 될 것이다. 물론 그 정도 되면 황화수소 때문에 문제가 일어나기 전 냄새 때문에 알아서 환기를 하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게 아니다. "더 높은 농도에서 해롭다면 아무리 더 낮은 농도에서도 해롭긴 마찬가지다. 방구 한 번만 누군가 끼면 환기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지 않냐"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LNT 모형의 논리 아닌가.

  물론, LNT 모형이 맞아서 정말로 방사선 피폭량이 거의 0에 가까워져도 인체에 끼치는 해가 0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인체에 해를 끼치는 요인은 그것뿐이 아니다; 우리가 슈퍼마켓에서 사먹는 식품들은 모두 유효 기간이 있으며, 보관 상태에서 오래 있을수록 식중독 위험이 올라가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얼마 전 실질적으로 유통 가능한 기간을 연장하는 조치가 내려졌다(link). 그리고 학교 주변 도로의 자동차 최고 속도는 30km/hr로 제한했으나, 아예 통행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자동차 대신 탱크 수준으로 교통 수단을 만들면 (탱크의 최고 속도는 느려지기도 해서) 교통 사고 사망자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아니 자동차 사고는 사고사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데, 자동차를 금지하자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마지막 둘은 모두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확실히 될 것이나, 어느 나라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여러 위험 요소들 중 특정 요소만 다른 것들보다 굉장히 엄격하게 통제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총체적인 위험률이 많이 줄어들까?  높이가 1950m라고들 말하는 한라산 꼭대기에서 두께가 1cm인 돌 하나 뺐다고 한라산 높이가  1949.99m가 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漁夫 

[1] K40 피폭이 3,000~4,000 Bq 정도다. 이것도 일상 피폭량 중 12~20%밖에 안 된다(6편 참고).
[2] 우럭도 물론 K40을 포함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음식에 K는 다 있으니, 이건 빼고 말하는 것이다.
[3] 요오드 137(I137)처럼 방사능 반감기보다 생물학적 반감기가 더 긴 것도 있긴 하다. 그러나 어느 경우건 방사능을 내기 전에 몸에서 배출되는 원자가 있다는 건 안 변한다.
[4] 굳이 안 먹고도 올리려면 방법이 없진 않다. 방부 처리한 우럭들로 몸 전체를 24시간 둘러싸면 좀 늘긴 할 거다...
[5] 바로 다음에 설명했듯이 α선이라면 효과 계수 20을 곱해야 한다.
[6] 사람은 하루에 0.6~1.8 liter 정도 방구를 낀다고 한다(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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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夫란 nick을 오래 써 온 듣보잡입니다. 직업은 공돌이지만, 인터넷에 적는 글은 직업 얘기가 거의 없고, 그러기도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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