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4/04
사순절이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리고 부활절을 준비하는 부활 전 40일간의 절기.

4년 전의 이맘때가 생각난다.
남편은 원인을 알수없는  온몸의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어느 곳 하나 안 아픈데가 없어서 이 병원 저 병원 순례를 하고 있었다.
병원에서는 그저 몸의 피로가 누적 된 근육통 정도로만 여기는 것 같았다.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의원 등 닥치는대로  찾아다니는 동안 병세는 점점 깊어져 침대에 눕고 일어나는 것 조차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급기야 운전도 할 수 없어 택시로 병원을 다녀야만 했다.
택시 탈 때도 차에 몸을 구겨넣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병명이라도 알고 싶었다.
그렇게 활동적으로 움직이던 사람이 저렇게 되었는데 병명도 모른다는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증세가 나타난 지 벌써 9개월.
방 안은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들로 넘쳐났다. 내가 해 줄수 있는건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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