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

똑순이
똑순이 · 익어가고 있는 중년 입니다.
2024/04/17
슬픔이라는 우물에 빠져 한없이 허우적거릴 시간이 없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

그제 월요일.
 점심때 작은 황토색 항아리에 든 구름이 ( 반려견 ) 유골함을 받았다. 나는 점심도 뒤로한 채 유골함을 박스에 담아 조수석에 흔들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놓았다.

" 우리 구름이 차 타는 것 싫어하는데 이제는 괜찮아?? 얼른 아빠한테 가자 "

운전을 해야 하는데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눈물이 앞을 가렸다. 행여 박스가 넘어질까 봐 조심조심 운전해서 집에 도착해 남편에게 구름이를 건넸다.
남편은 유골함을 받아들고 엉엉 소리 내어 운다.
미리 준비해둔 자리에 구름이 사진과 유골함을 놓고 우리 부부는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40년을 남편과 살면서 이렇게 슬픈 때가 있었나 싶다. 하기야 구름이와 17년이나 함께 살았으니 슬픈 것은 당연하지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오후에 일을 해도 구름이 생각뿐 다른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
저녁에 작은딸이 아기들은 사위에게 맡겨놓고 아빠하고 막걸리 한잔한다고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아빠 엄마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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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병으로 조금 특별한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3명의 손주가 있는 할머니 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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