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이웃하여 살면 보게 되는 것

최희윤
최희윤 · 이것저것 합니다.
2022/04/12
산 하나만 건너면 청와대인 동네에서 10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학교를 떠나 회삿밥을 먹기 시작한지 이제 7년이 좀 넘었는데, 이 시간을 몽땅 청와대 인근에서 보냈습니다. 저보다 더 오랜 시간을 이 근방에서 보내신 분들이 많아 나서긴 좀 그렇지만, 대통령과 이웃해서 산다는 것이 어떤 건지 느껴봤다고 이야기 할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 근방'이란 곳은 사람들에겐 좀 특별하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종종 "회사가 어느 동네에 있냐?"고 질문받는데요. 속한 동네 이름인 통의동은 말해도 모르시니(요샌 인수위 덕분에 어딨는지는 몰라도 이름은 아시겠지만) 서촌이나 광화문, 그리고 청와대 앞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참 재밌는게, 서촌이나 광화문 그러면 "아 그래~" 정도로 넘어가는데, 청와대 앞이라 그러면 달리 보시더라고요. 위치가 어딘지 감이 잘 안잡히시거나('그래서 그게 어디?' 라고 되묻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뭔가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대통령 집무시설이란 존재감이 약간 지리적 특성을 흐릿하게 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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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운영하는거 술먹는거 좋아합니다. 공식적으론 글쓰는 업무를 맡고 있는데, 글을 정말 못 써서 고민입니다. 문법 오류, 오타는 살짝 눈감아 주세요(눈감을 수준을 넘어서는게 문제지만) instagram @heeyun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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