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다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04/10
사람은 생존을 위해 적응하는 동물이다. 처음에는 놀랍고 두려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들도 반복해서 보고 듣고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그것들은 더 이상 우리의 삶에 두려움과 슬픔, 아픔을 주지 않는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기사의 헤드라인을 보면서 수 초간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지만, 부정적인 감정들은 이내 사라졌다. 그런 것들보다는 당장 내가 먹고 마시는 일상들에 더 집중하는 삶을 살기 때문이다. 이름도 얼굴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사건 사고보다 당장 내 생활의 안위가 더 소중한 나는 잘못된 것일까.

기사를 다시 읽었다. 대전에서 9세의 여자 아이가 60대 남성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딸은 엄마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친구들과 조금만 더 놀다 들어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평소에 내가 9살 딸과 자주 통화하는 내용이었다. '아빠, 놀이터에서 친구들하고 조금만 더 놀다가 갈게.'

엄마는 홀로 9세 딸과 26세 오빠를 키웠다고 한다. 혼자서 두 남매를 키우느라 집에 있을 겨를이 없던 엄마를 위로하기 위해 혼자 유튜브를 보며 개인기를 연습하던 딸이라고 한다. 동생과 15살 차이가 나는 오빠는 동생의 휴대폰 비밀번호가 '오빠의 생일로 되어있다'고 했다. 한달 남은 동생의 생일을 앞두고 침대를 갖는 것이 소원이라는 동생을 위해 돈을 모으고 있었다는 오빠의 말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60대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 범죄자는 법의 심판을 받고 형이 결정되어 아마도 수 년간 징역형이 확정될 것이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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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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