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는 왜 가난함의 상징이었나

미미패밀리
미미패밀리 · 한 아이의 아빠이자 고양이 형아입니다
2022/12/01
난 보리밥을 굉장히 좋아한다. 모든 곡물 중에 보리를 가장 좋아할 정도로 보리를 사랑한다. 집에는 항상 쌀과 동일한 양의 보리를 비축해둔다.
보리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톡톡 터지는 듯한 식감은 내가 보리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보리하면 생각나는 말이 몇 가지 있다.

“보리차, 보릿고개, 방귀, 가난”

어릴 적 나의 어머니는 생수보단 언제나 보리차를 끓여 따뜻하게 주시던지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주시곤했다. 보리차의 은은하게 풍기는 고소한 향과 맛은 정말 일품이다. 지금은 굳이 끓여먹기보단 보리차 팩을 사서 우려먹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리고 가끔 보리밥을 해주셔서 된장찌개와 함께 먹곤했다. 보리밥을 먹으면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방귀를 뀌었을 때 냄새가 지독하다고 했다. 동생이 방귀를 꼈을 때 정말 지독하다고 생각했다. 
“와 너 정말 굉장한 위력을 가졌구나?!”
하지만 사실 지독한 방귀냄새가 보리밥때문인지 동생의 변비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보릿고개
지난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바닥이 나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음력 4~5월), 농가생활에 식량사정이 매우 어려운 고비

어른들은 대부분 보릿고개가 뭔지 아시고,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몸소 보릿고개를 겪어보셨다.
보릿고개는 춘궁기, 또는 맥령기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경제성장과 함께 농가소득도 늘어나 보릿고개라는 말이 실감이 나지 않으나, 일제강점기에서는 두말할 나위 없고 8•15광복 후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연례행사처럼 찾아들던 농촌의 빈곤상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한국전쟁화보집, 보릿고개
가난의 상징 ‘보리’
보리가 가난의 상징이 된 것이 이 때부터였을까?
아니다. 이미 훨씬 오래전부터 보리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음식이었다.
보리는 기원전 10세기 무렵부터 인간이 재배하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곡물이자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작물이다. 조선 후기 벼와 이모작을 한 이후부터 쌀만으로는 부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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