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위해 꼭 필요한 ‘비’에 대한 이야기
사실 농업이나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분이 아니시라면 꿀벌에 대해 평소에 큰 관심까지는 두지 않고 있을 듯 하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런데 요즘 꿀벌 개체 감소에 대한 기사가 연일 보도되어 관심을 가지고 보았더니 생각보다 꿀벌은 우리 삶 속 가까이에서 제 역할을 열심히 해 주고 있었다. 크게 보자면 우리가 먹고사는데 꿀벌이 없이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생각보다 우리 삶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미국 미생물기업 시드에 따르면 꿀벌이 멸종하면 사라질지 모를 음식을 제외하고 아침식사를 차려보니 꽃가루받이 없이 자라나는 뿌리채소만 식탁에 가득했다. 아보카도, 자몽, 완두콩 등 샐러드용 음식은 물론 드레싱으로 뿌릴 꿀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소의 사료로 쓰일 작물도 줄어들면서 유제품, 소고기도 식탁에서 찾기 힘들었다. 생선구이는 아주 비싼 가격으로 올릴 수 있기는 한데 생선도 결국 생태계가 망가지면 먹을 수 없게 될 식재료였다. 꿀벌이 실종되면 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식탁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심각한 문제였던 것이다.
인간이 재배하는 작물 1500종 중 30%의 수분을 꿀벌이 책임지고 있으며 이는 모든 생태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작물 중 71종의 수분작용을 돕고 있었다.
2015년 새뮤얼 마이어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에 꿀벌이 사라지면 식량난과 영양실조로 한 해 142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하니 그 작은 개체의 움직임이 인식하지도 못할 사이에 인류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었는지 새삼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진다. 아마도 맛있는 음식이 지금보다 훨씬 귀해져서 식탁에서도 부익부 빈익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