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선택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8/27
밤바다를 보러 걸어가는 것이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해가 진 이후 적당히 선선한 바람, 그리고 밤낚시를 즐기느라 다소 어수선한 부두는 안전의 측면에서도 꽤 좋은 선택지이다. 그저 밝은 곳들만을 헤매고 다니다 저 멀리에서만 바라보던 등대가 궁금해진다.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이지만, 낚시꾼들이 저마다 비춰놓은 불빛들과 한치잡이 배들의 불빛이 어둠을 잠시 밀어낸다.

by.연하일휘


꽤 먼 거리이리라 생각을 했지만, 시작점에서 등대 끝에 도착하니 얼추 1.2km정도를 걸었다는 알림이 뜬다. 밤의 바다는 꽤 쾌적한 바람을 선사하지만, 아직 여름은 여름인 듯 살짝 등이 젖어든 티셔츠가 조금은 불편하다.  먼 곳에서는 그저 빨간 등대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가까이서 바라보니 꽤 운치가 있다. 파도소리와 함께 낚시줄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 그리고 목청이 큰 아저씨들의 떠들석한 수다 소리까지. 바람에 실려오는 것은 냄새만이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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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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