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2
과탑은 못해봤어도 매번 1순위를 놓치지 않았던 분야, ‘주거’. 항상 대학이나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 주거 시설의 1순위 대상자였다. 소득수준이 최하위였던 덕이다. 가난한 서울 유학생에겐 감사한 제도들이 많았고, 그 혜택을 받기 위해 새로운 주거 지원 사업이 등장할 때면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꼼꼼하게 지원했다.
그렇게 대학 기숙사, SH희망하우징을 거쳐 마지막으로 정착했던 곳은 LH대학생전세임대주택 사업. LH가 빌려준 돈으로 전세보증금을 낸 뒤 연 1~2% 이자의 저렴한 금액을 LH에 월임대료로 내는 방식이었다. 지역별로 지원 가능한 금액이 달랐는데, 2014년 당시 수도권은 최대 7500만 원이었다. 5평 남짓한 신축 원룸 전세가 9천만원에서 1억 가까이 되던 때였다.
깨끗하고 안전한 공간은 애초에 선택지에 오르지 못했다. 7500만원으로 갈 수 있는 곳은 대학가와 역세권이 아닌 곳의 오래된 다가구주택들 뿐이었다. 이마저도 LH의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할 수 있는 매물은 별로 없었다. 절망할 무렵, 부동산 중개인이 옷장 속 오래묵은 옛 유행하던 옷이 떠오른 것 마냥 집주소를 읊었다. 주소끝에는 ‘지층’이라는 글자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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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자체는 문제가 있는 주거공간이지만, 순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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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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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주거지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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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반지하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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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절박한 집을 일단 "없애겠다"는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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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자촌과 반지하: 30여 년을 이어지는 사안의 진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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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대한민국 정부는 서울올림픽으로 서울을 찾을 외국인들에게 나라 망신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구실로, 아무런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서울의 판자촌을 강제 철거했지요. 최근 들어 나오는 반지하를 없애겠다는 이야기 역시 본질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34년 전 서울의 판자촌 주민에게는 ‘나라 망신’이 문제가 아니라 주거권이 절박한 문제였지요. 마찬가지로 ‘반지하’의 존재가 아니라 반지하 거주자의 생존권, 나아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진짜 절박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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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반지하’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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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주거 걱정때문에 서울 갈 엄두가 안 나는 지방러입니다. 깊은 고민 잘 들었습니다. 많은 공감 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