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 제18화 호랑이 장가가는날 3
4학년이 되었습니다. 참 다행인 것은 남학생만으로 한 반이 되었습니다. 3학년 때까지 짝꿍이 여학생이어서 주눅이 더 들었었는데 이제 남학생들만 모여 있어서 창피함은 덜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2학년때 담임을 하셨던 김 X곤 선생님이셨어요. 그래도 한 번 담임을 하셨던 분이라서 다시 만나게 되어서 저에겐 훨씬 부담이 덜했습니다. 어쩌면 그 싫었던 가정방문을 안해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가정방문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학년이 바뀌면 항상 선생님은 까만 학생생횔부를 들고 오셔서 출석을 부르시고, 몇가지 질문을 시작하셨었죠.
선생님의 질문은 때때로 한자어 (漢字語)를 쓰셔서 알아듣기 어려운 질문도 있었습니다. 제가 듣기 제일 싫었던 질문은 편모나 편부가정을 물어보는 것이었어요. 요즈음 표현으로 바꾸면 싱글맘이나 싱글대디 가정을 물어보는 질문인데..그래도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이 들지만, 당시만 해도 홀어머니, 홀아버지 집안의 아이들은 왠지 찢어지게 가난하다던지 세칭 "호로자식"이라는 느낌부터 들어서 왠지 가정교육이 엉망일 것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섯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는 어쩌면 제가 이세상을 떠날때까지 지워내지 못할 힘든 굴레같은느낌이 듭니다.
"편모슬하인 사람 손들어보세요?"
선생님은 꼭 두번씩 질문을 반복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안계신 사람?"
저는 머뭇거리면서 손을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잡다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집에 전화가 있는사람 TV가 있는사람, 자기집인사람 전세사는사람 등등...이제 겨우 젖뗀아이들 같은 코흘리개들을 모아놓고 학기가 시작되면 담임선생님은 연례행사처럼 호구조사를 하시고는열심히 기록을 하셨습니다.
2학년떼의 가정 방문은 아직도 저에겐 인생의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중의 하나입니다.
이미 5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것인데 ...왜 그렇게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가슴에 못을 밖...
담임선생님은 2학년때 담임을 하셨던 김 X곤 선생님이셨어요. 그래도 한 번 담임을 하셨던 분이라서 다시 만나게 되어서 저에겐 훨씬 부담이 덜했습니다. 어쩌면 그 싫었던 가정방문을 안해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가정방문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학년이 바뀌면 항상 선생님은 까만 학생생횔부를 들고 오셔서 출석을 부르시고, 몇가지 질문을 시작하셨었죠.
선생님의 질문은 때때로 한자어 (漢字語)를 쓰셔서 알아듣기 어려운 질문도 있었습니다. 제가 듣기 제일 싫었던 질문은 편모나 편부가정을 물어보는 것이었어요. 요즈음 표현으로 바꾸면 싱글맘이나 싱글대디 가정을 물어보는 질문인데..그래도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이 들지만, 당시만 해도 홀어머니, 홀아버지 집안의 아이들은 왠지 찢어지게 가난하다던지 세칭 "호로자식"이라는 느낌부터 들어서 왠지 가정교육이 엉망일 것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섯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는 어쩌면 제가 이세상을 떠날때까지 지워내지 못할 힘든 굴레같은느낌이 듭니다.
"편모슬하인 사람 손들어보세요?"
선생님은 꼭 두번씩 질문을 반복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안계신 사람?"
저는 머뭇거리면서 손을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잡다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집에 전화가 있는사람 TV가 있는사람, 자기집인사람 전세사는사람 등등...이제 겨우 젖뗀아이들 같은 코흘리개들을 모아놓고 학기가 시작되면 담임선생님은 연례행사처럼 호구조사를 하시고는열심히 기록을 하셨습니다.
2학년떼의 가정 방문은 아직도 저에겐 인생의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중의 하나입니다.
이미 5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것인데 ...왜 그렇게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가슴에 못을 밖...
@클레이 곽 님,, 안녕하셔요? 여기는 여전히 덥네요..
클레이님의 어린 시절도 아프면서 재미있네요.. 이젠 추억이라 그런 시절도 있었다고 이야기할 만큼 아픔은 많이 줄어들었지요?
어머님의 눈물은 가난하고 남편없이 자식을 키우는 여자라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셨을지 짐작이 갑니다.
어릴 때는 무조건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커서 느낀 선생님은 그냥 똑같은 인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깨닫게 되잖아요.. 어머님의 눈물은 한 많은 눈물일 겁니다.
소설같은 글,, 가슴이 아려오면서,, 재미있기도 하구.. 잘 읽었습니다.
@똑순이 ㅎㅎㅎ 다행입니다. 그래도 고구마와 동치미를 드셨던 선생님이 계셔서..선생님에 대한 추억은 항상 양가 감정처럼 두 가지 입니다. 존경할 만한분과 아주 나쁜사람...거의 반반 이었던것 같습니다. 가정방문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립니다. 여기에 전부 사실대로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창피한 사건입니다. 제가 가정방문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날이 제 인생에서 가장기쁜날이 될 것 같습니다.
@살구꽃 몸이 많이 회복 되셨는지요?? 저보다 더 학교의 선생님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많으신 살구님..전 그래도 50%정도의 좋은 선생님은 만났으니 살구님보다는 행운아 입니다. 라이프 스토리를 그만쓸까 생각중입니다. 호랑이 장가가는날 시리즈는 그래도 완성해야 겠지요..
슬픔과 분노가 파도를 타네요. 어머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 아들의 반항과 효심도
눈물샘을 건드리는군요. 저도 선생님들의 가정방문이 참 반갑지 않았는데
딱 한 번, 그나마 형편이 좋았던 3학년때 말고는 이후는 암흑이었으니.
클님의 <소나기> 버전이 기다려지네요.
집이 가난 했습니다.
가정방문 날 엄마는 고구마와 동치미를 준비 하셨습니다.
국민학교 4한년때 선생님께서 그때 임신 중이셨나 봅니다.
똑순이 집에서 고구마를 맛있게 먹어서 딸을 낳다고 몇번을 말씀 하셨네요.
그때가 떠오릅니다^^
@나철여 그 시절엔 연례행사처럼 가정방문을 했었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합법적으로 봉투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던거죠... 잘 컸다기 보다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터라서...........
그땐 가정방문이 왜 필요했을까...
봉투가 부담스러웠던...ㅠ
"가출(家出)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집을 떠나서 어디론가 가서 사리지고 싶었습니다.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을 했었고, 너무 일찍 철이들어버린 늙은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더 효자가 되었습니다."
심쿵~~!!
참 잘 컸네요~~^&^
@콩사탕나무 지금이면 문제가 되었겠지만, 당시엔 너무나도 흔한 선생님들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황 순원선생님의 소나기와 비교되는것은 영광입니다.
@리사 요즘은 초년 고생 자체를 안하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JACK alooker 잠자리표 연필이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잭님도 저와 비슷한 연배인걸로...
@최서우 흠..소나기가 연상이 되셨다니..칭잔인거죠?? 그 위대한 작가의 작품과 느낌이 비슷한거면..
앗~ 콩사탕나무님께서 먼저 언급하셨네요. 저도 황순원 의 소나기 가 생각이 났어요!
아무래도 당시에 물건너온 잠자리표 연필이 최고의 선물이었죠.😉
@클레이 곽 님, 초년고생은 돈 주고도 못 산다고 하는데...지금은 안 통하는것 같습니다~
영화속의 한 장면을 보는것 같았습니다 ...
@콩사탕나무 지금이면 문제가 되었겠지만, 당시엔 너무나도 흔한 선생님들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황 순원선생님의 소나기와 비교되는것은 영광입니다.
@리사 요즘은 초년 고생 자체를 안하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JACK alooker 잠자리표 연필이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잭님도 저와 비슷한 연배인걸로...
@최서우 흠..소나기가 연상이 되셨다니..칭잔인거죠?? 그 위대한 작가의 작품과 느낌이 비슷한거면..
@똑순이 ㅎㅎㅎ 다행입니다. 그래도 고구마와 동치미를 드셨던 선생님이 계셔서..선생님에 대한 추억은 항상 양가 감정처럼 두 가지 입니다. 존경할 만한분과 아주 나쁜사람...거의 반반 이었던것 같습니다. 가정방문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립니다. 여기에 전부 사실대로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창피한 사건입니다. 제가 가정방문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날이 제 인생에서 가장기쁜날이 될 것 같습니다.
@살구꽃 몸이 많이 회복 되셨는지요?? 저보다 더 학교의 선생님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많으신 살구님..전 그래도 50%정도의 좋은 선생님은 만났으니 살구님보다는 행운아 입니다. 라이프 스토리를 그만쓸까 생각중입니다. 호랑이 장가가는날 시리즈는 그래도 완성해야 겠지요..
슬픔과 분노가 파도를 타네요. 어머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 아들의 반항과 효심도
눈물샘을 건드리는군요. 저도 선생님들의 가정방문이 참 반갑지 않았는데
딱 한 번, 그나마 형편이 좋았던 3학년때 말고는 이후는 암흑이었으니.
클님의 <소나기> 버전이 기다려지네요.
집이 가난 했습니다.
가정방문 날 엄마는 고구마와 동치미를 준비 하셨습니다.
국민학교 4한년때 선생님께서 그때 임신 중이셨나 봅니다.
똑순이 집에서 고구마를 맛있게 먹어서 딸을 낳다고 몇번을 말씀 하셨네요.
그때가 떠오릅니다^^
@나철여 그 시절엔 연례행사처럼 가정방문을 했었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합법적으로 봉투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던거죠... 잘 컸다기 보다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터라서...........
그땐 가정방문이 왜 필요했을까...
봉투가 부담스러웠던...ㅠ
"가출(家出)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집을 떠나서 어디론가 가서 사리지고 싶었습니다.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을 했었고, 너무 일찍 철이들어버린 늙은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더 효자가 되었습니다."
심쿵~~!!
참 잘 컸네요~~^&^
앗~ 콩사탕나무님께서 먼저 언급하셨네요. 저도 황순원 의 소나기 가 생각이 났어요!
아무래도 당시에 물건너온 잠자리표 연필이 최고의 선물이었죠.😉
@클레이 곽 님, 초년고생은 돈 주고도 못 산다고 하는데...지금은 안 통하는것 같습니다~
영화속의 한 장면을 보는것 같았습니다 ...
황순원의 소나기가 생각나는 순이 이야기 너무 오랜만에 올려주셔서 앞에 가서 다시 읽고 왔습니다^^ 역시 뭔가 간질간질한 애틋함? 같은 감정들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그 시절 담임 선생님 정말 최악이네요 ;; 시험문제유출 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