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 제18화 호랑이 장가가는날 3

클레이 곽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는 사람
2023/08/19
4학년이 되었습니다. 참 다행인 것은  남학생만으로 한 반이 되었습니다. 3학년 때까지 짝꿍이 여학생이어서  주눅이 더  들었었는데  이제 남학생들만 모여 있어서 창피함은 덜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2학년때 담임을 하셨던  김 X곤 선생님이셨어요. 그래도 한 번 담임을 하셨던 분이라서 다시 만나게 되어서 저에겐 훨씬 부담이 덜했습니다. 어쩌면 그 싫었던 가정방문을 안해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가정방문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학년이 바뀌면 항상 선생님은 까만 학생생횔부를 들고 오셔서 출석을 부르시고, 몇가지 질문을 시작하셨었죠.
선생님의 질문은 때때로 한자어 (漢字語)를 쓰셔서 알아듣기 어려운 질문도 있었습니다. 제가 듣기 제일 싫었던 질문은 편모나 편부가정을 물어보는 것이었어요. 요즈음 표현으로 바꾸면 싱글맘이나 싱글대디 가정을 물어보는 질문인데..그래도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이 들지만, 당시만 해도 홀어머니, 홀아버지 집안의 아이들은 왠지 찢어지게 가난하다던지 세칭 "호로자식"이라는 느낌부터 들어서 왠지 가정교육이 엉망일 것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섯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는 어쩌면 제가 이세상을 떠날때까지 지워내지 못할 힘든 굴레같은느낌이 듭니다.

"편모슬하인 사람 손들어보세요?"
선생님은 꼭 두번씩 질문을 반복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안계신 사람?"
저는 머뭇거리면서 손을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잡다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집에 전화가 있는사람 TV가 있는사람, 자기집인사람 전세사는사람 등등...이제 겨우 젖뗀아이들 같은 코흘리개들을 모아놓고 학기가 시작되면 담임선생님은 연례행사처럼 호구조사를 하시고는열심히 기록을 하셨습니다.

2학년떼의 가정 방문은 아직도 저에겐 인생의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중의 하나입니다.

이미 5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것인데 ...왜 그렇게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가슴에 못을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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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며 살지만 현실에서 항상 부끄럽게 살아가는 소시민입니다. 살다보니 벌써 나이를 먹어서 거울을 보고 자주 놀랍니다.남은 인생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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