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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안에서의 계급 차이, 사실 저를 비롯한 하층 청년들은 이미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로 보니 제 느낌에 대한 확신이 드네요. 그 중 계층에 따른 가족관의 차이는 매우 와닿습니다.

"부모 지원 없이 내 힘으로 해냈다"는 식의 청년 성공 스토리를 들으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콧방귀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 청년이 상층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거든요. 상층 청년에게는 부모가 오히려 짐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니까요. 가족의 앞가림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있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인 걸 모르는 거죠. 

솔직하게 말하자면, 하층 청년인 제 입장에서 부모는 짐이 맞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꿈과 희망을 버린지는 오래 됐습니다. 대신에, 미래에 언제든지 가족 때문에 불행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상층 부모가 자산을 증식하는 동안 하층 부모는 자식에게 빚을 지기 때문인데요.

제 부모님은 곧 은퇴하십니다. 그러면 소득이 줄겠죠. 하지만, 마땅한 대책은 없습니다. 노후 대비 수단은 오로지 자식입니다. 제가 드리는 용돈으로 살아가셔야겠죠. 부모님도 자기 노후 대비 자금을 털어서 조부모님을 모신 것처럼요. 부모님도 제가 부양하길 기대하는 게 당연하고요. 하지만, 저는 부모님을 끝까지 부양할 자신이 없습니다. 늘어나는 평균 수명도 있겠지만, 더욱 중요한 이유는 제가 부모가 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연애하고 결혼할 경제적 여유가 없고요. 이제는, 연애를 안 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조차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저는 제 노후를 위해서 손 벌릴 사람이 없습니다. 제가 직접 노후 생활을 준비해야 합니다. 

사실, 부모님의 노후를 걱정하는 것마저도 운수가 대통한 케이스입니다. 혹여나 가족구성원 중에 한 명이 심하게 아프기라도 하면, 노후 따위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곧바로 가족의 모든 자원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건강도 소득 수준에 영향을 받으니, 하층 가족은 파산할 위기에 자주 노출되는 꼴이네요. 표현하신 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대책 없는 사이"입니다.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께는 정말 외람되지만, 부모님과 저의 삶이 양립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하층 청년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부모의 빈곤과 그것의 대물림'입니다. "이대남 현상"은 상층 청년의 문제가 과대 대표됐을 뿐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