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지는 걸 가장 못하는 사람이지만,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04/29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고양이나 호랑이처럼 혼자 살아가지 못한다. 특히 문명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은 더욱 혼자 살아갈 수가 없다. 자급자족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밥도, 내 몸에 걸치는 옷도, 내가 읽는 책도, 내가 듣는 음악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생산한 것이다.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신세를 지고 살아간다.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 우리가 하는 투표는 수십 년동안 이 땅의 민주화와 직선제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게 신세를 진 덕분에 쟁취한 것이다. 촛불시위라는 평화적인 시위가 가능해진 것도 이런 역사에 기인한다. 거저 주어지는 평화는 없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바보처럼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며 자유를 누린다. 

그저 [라이프] 토픽의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는 것’이란 주제에 관한 투표일 뿐인데, 내가 좀 과하게 거시적인 관점을 들이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세라는 건 내 입에서 아쉬운 소리가 꼭 나가야만 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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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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