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생각나는 시가 있다. 박두진의 <하늘>이다.
가수 양희은씨가 노래로 불러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오늘이 딱 그런 날씨다. 작가가 오늘 같은 날 이 시를 썼거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드는, 하늘은 한없이 높고 호수처럼 푸르고 햇살은 아직 따가운 초가을의 어느날이 바로 오늘이지 싶은 그런 날.
언제부턴가 이 계절을 좋아하게 되었다. 가을 문턱이지만 아직은 스산하거나 을시년스럽지 않고 낮엔 짧은소매 옷을 입고 아침저녁으론 얇은 긴소매 옷을 슬쩍 걸쳐도 좋은 계절. 주눅들거나 움추려들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렇다고 더위에 지쳐 널부러지지는 않는, 두꺼운 패딩이나 난방비 걱정이 없는, 굳이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지낼만한 이 계절이 너무 좋다.
일년 열두 달 이런 날씨였으면 좋겠다.
매일매일 하늘을 마시고 매일 능금처럼 익어갔으면 좋겠다.
예전에 친구의 통기타에 맞춰 참 많이도 불렀던 이 노래를 다시 가만히 불러본다.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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