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나는 고맙지만 싫다고 대답했다. 한 장소에 너무 많은 아름다움이, 너무 많은 천재성이, 너무 많은 우아함이, 너무 많은 재치가, 너무 많은 광휘가, 너무 많은 부가, 너무 많은 벌거벗은 몸이, 너무 많은 가슴이, 너무 많은 엉덩이가, 너무 많은 경이로운 것들이 몰려 있는 미술관을 난 좋아하지 않아. 그 결과가 어떤지 보라고. 밀집된 작품들이 한 곳에 빽빽하게 몰아놓은 가축 떼처럼 서로를 짓누르잖아. 각 작품 고유의 특성들은 이내 질식해버리고. 나는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말이야, 미술관의 잘못된 점은 바깥으로의 이동이 늘 너무 거칠게 이루어진다는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은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된 채 밖으로 나서게 된다는 거지. 우리가 시시하고 다시 서서히 익숙해지도록 밖으로 나가는 통로를 감압실처럼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야. 그래야 숭고한 아름다움을 욕지기가 일 정도로 과잉 섭취하고 미술관에서 나올 때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불완전하기 짝이 없고 칙칙하고 때로는 지독히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