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따위는 학교 졸업식 때나 가는 대단히 특별한 건 줄 알고 지내던 학창 시절이 끝이 났다.3월 대학 입학을 앞두고 놀면 뭐 하나 싶어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중, 떡볶이와 김밥이 주력인 분식집 유리창에 아르바이트 구함 공고가 붙은 걸 보고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말이 아르바이트지 실상 직원이나 마찬가지였다. 1996년 겨울에 한 달 일하고 백만 원을 벌었으니 말이다. 당시 시급이 3천 원이었고 (2023년 현재 시급은 9,620원이니 옛날 사람 자동 인증일세...)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매일 12시간을 때로는 13시간을 일한 적도 있었으니. 게다가 만두까지 맛집이었던 가게는 사장님 부부가 직접 손으로 만두소, 만두피 모두 만들어 파는 곳이었는데, 만두소에 들어갈 대용량의 쪽파를 남자 사장님이 썰어내는 날에는 내 노동력은 물론, 눈물까지 쏟아붓게 했다.
그렇게 하루가 이틀이 되고, 사흘, 나흘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다달이 적금 붓듯 하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