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1/19
하늘에 어둠이 메워질 무렵, 운동화가 가볍게 땅을 튀어 오릅니다. 새해가 시작되며 부득이한 일이 없는 한, 매일 길을 걷고 있습니다. 평소엔 차 소리가 귀를 어지럽히는 것이 싫어 골목 사이사이를 헤매고 다니는 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골목을 메우는 차들이 어찌나 많았던지, 결국 눈치싸움에 지쳐버렸습니다. 촉이라 해야 할까요, 유독 이상하게 운전을 하는 차들에 무의미한 사고가 일어날것만 같은 불안감에 큰길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인도를 따라 걸으며 그래도 신변의 안전이 확보된 것에 안도를 하였지만, 귀가 너무나도 피로합니다. 시속 50km의 구간이건만, 귀로 전해져 오는 속도는 이를 더 벗어난 것만 같네요. 잘못된 선택이었나, 잠시의 후회를 하다 도서관 부근의 길이 떠올랐습니다. 차가 많이 지나지 않는, 하지만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는 곳이기에 오늘같은 날 걷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네요.

도서관 방향의 길목으로 들어서자마자 먼 곳에서 차들의 레이싱 소리가 멀어진 것만 같습니다. 다소 편안해진 마음으로 걸음을 옮기다 코 끝에 무엇인가가 묻어납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여러 그루의 큰 동백나무들이 저마다 꽃을 피우고 자신들만의 향을 전해주고 있었네요. 동백꽃을 좋아하지만, 이토록 향이 좋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동백꽃 자신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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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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