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 고양이가 산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5/20
제목 그대로다. 지금 벌써 4일째 고양이가 차 안에서 지내고 있다.
시작은 지난 금요일. 느닷없이 남편이 동물병원에서 새끼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 받았다고 차에서 내리면서 말했다.

"아, 왜 또?!!  동물 키우는거 이제 징그럽지도 않아욧!!"

놀라서 짜증스럽게 말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데려온 걸 뭘 어쩌겠나.
1년 넘게 키우던 냐옹이가 하루 아침에 눈밭에서 죽은 채 발견된 뒤로 나는, 두 번 다시 고양이는 안 키운다고 선언했고 남편은 동물병원에서 분양을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설마 했는데 진짜로 데리고 왔다는 것이다.

"어디 있어요?"

어이가 없으면서도 궁금하기도 했다.
고양이를 담았을 상자는 텅 비어있었다.

"답답할까봐 상자를 열어줬더니 나가 버렸어. 차 안 어디엔가 있는데 보이질 않아"

그때, 나 여기 있소. 하듯 냐옹냐옹 소리가 났다. 의자 밑인가 보다. 근데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잡을 수도 없었다. 곧 모습을 나타내겠지. 하염없이 고양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만 없어 그냥 차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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