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그까이꺼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5/11
 
 반갑지 않은 알람이 울렸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이불 속을 빠져나왔다. 도시락을 싸야 했다. 아들과 딸아이가 체험학습을 가는 날이었다. 각각 목적지는 다르지만 같은 날이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압력밥솥에 쌀을 안쳤다. 적당히 고슬고슬한 밥이 김밥을 싸기에 제격이니 물 조절에 심혈을 기울였다. 모든 음식은 재료가 다하는 법이다. 단무지를 물에 헹궈 채반에 받쳐두고, 오이는 길쭉하게 썰어 씨를 빼고 소금에 살짝 절여두었다. 설거짓거리를 많이 만들지 않으려면 요리에도 나름의 기술과 지혜가 필요하다. 먼저 기름을 두른 팬에 계란 지단을 부쳤다. 이어 채를 썬 당근, 햄, 게살을 차례로 볶았다. 마지막으로 간장양념을 넣은 어묵을 볶아주었다.

 김밥을 싸기 좋은 위치에 알록달록한 재료들을 가지런히 뒀다. 동선을 최소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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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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