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7
회사에 출근해서 오전부터 내내 장이 부대꼈다. 가스가 계속 찼고, 속도 쓰렸다. 화장실을 몇 번이고 들락날락했다. 업무에는 집중하기 어려웠고, 내내 사투를 벌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제저녁에 먹은 매운 떡볶이가 떠올랐다. 더구나 시원한 맥주 한 잔까지. 먹을 땐 천국의 강이라도 건넌 듯 행복했던 순간이 다음날엔 지옥의 나락에 빠진 듯 몹시 괴로웠다.
얼큰하고 칼칼하고 짠 음식들 이제 앞자리 숫자가 4를 훌쩍 넘어 5를 향해 가고 있다. 내 안의 장기도 조금씩 녹이 슬어간다. 특히 위나 장의 기능이 예전 같지 않았다. 몇 년 전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수십 개나 발견되어 제거하였고, 올해 받은 위내시경 검사 결과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받았다. "지금 나이 때면 대부분 다 있어요. 관리 잘하다가 정 불편하면 그때 병원에 오세요"란 의사 선생님의 무심한 미소 속에 걱정, 근심을 모두 묻었다.
이쯤 되면 신경을 써야 하건만 여전히 맵고, 짜고, 얼큰한 음식에 손이 간다. 하긴 잦은 야근으로 평일 저녁엔 대부분 밖에서 먹었다. 속이 불편한 날엔 삼삼한 음식을 먹을까 하면서도 발길은 대부분 얼큰한 국밥이나, 칼칼한 탕 집으로 향했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어야 제대로 한 끼 했다는 생각이라도 하는 걸까. 다음 날 뻔히 힘들 것을 알면서도 반복의 고리 속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다.
사실 주말이라고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주중에 지친 몸을 보상한다는 핑계로 한두 번은 반드시 자극적인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맥주나 와인은 필수였다. 한 상 거하게 차려 먹고, 알딸딸한 상태로 침대에 누우면 그리 행복할 수 없었다.
덕분에 뱃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최근에 산 바지들은 정장이나 캐주얼 ...
저는 5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삶에는 큰변화가 생겼네요
그저 평범했던 하루가 글을 통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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