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면 잘 안 써지는 이유 -

김싸부
김싸부 · 한줄로 소개 못함
2022/09/06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면 잘 안 써지는 이유는, 글 안이 아닌 글 밖에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무리 장기간 글을 안 썼다고 해도, 글을 쓰는 법 자체를 까먹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는 카톡 유니버스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하루에도 수많은 말을 글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꼼꼼하게 따져보자. 글을 쓰는 법을 까먹어서 못 쓰는게 아니다. 내 글을 읽어줄,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사람들이 누구인지 까먹어 버렸기 때문에 못 쓰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창 글을 쓸 때와 비교해보면 이것은 더 선명해진다. 글을 쓴다. 누군가 내 글에 반응을 한다. 희미했던 나의 우주에 너 라는 이름의 별이 하나 둘 씩 수 놓아진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별들의 이름을 알게 되는 순간에 신이 난다. 내가 혼자 떠드는게 아니었구나. 이런 이야기도 해볼까? 저런 이야기도 해볼까? 하면서 계속해서 뭐라도 말하고 마음이 생겼고 그게 글을 쓰게 만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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