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일 수 없는 편지

똑순이
똑순이 · 익어가고 있는 중년 입니다.
2023/12/19

40년 전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必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만났을 때 잔소리가 심한 아버지와 비교되게 당신은 꼭 할 말만 했어요 그때 나는 생각했답니다. 이런 남자도 있구나.

그렇게 만나 한참 연애를 하던 중 7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부담스럽다고 헤어지자고 했었죠, 나의 처음 사랑을 그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 무던히도 애쓸 때 당신은 나를 무척, 많이, 상당히, 냉정하게 뿌리쳤었죠. 그때 나는 죽음을 생각하고 저수지 둑에 앉아 많이도 울었습니다. 죽는 것도 마음만 먹는다고 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두 달 정도 흐른 뒤 마음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을 때 당신은 나 아니면 안 될 것 같다고 미안하고 했었죠.
그날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하늘로 날아가는 풍선처럼 나의 마음은 둥둥 떠다니던 날을.

풋풋했던 20대에 만나 사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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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병으로 조금 특별한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3명의 손주가 있는 할머니 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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