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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1/17
얼룩소를 만난 지 308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날부터 한 방울 물방울이었던 저는 흐를 수 있을까를 생각하였습니다. 과연 내가. 라고
어느 때는 물방울들로 땅을 적시고 보이지도 않게 아래로 흘러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작은 물웅덩이를 만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그 물웅덩이에 갇혀 머무르기도 했습니다.
   
혼자만의 약속을 지켜내느라 힘겹기도 했으며 더 이상 상처받지 않으려 물방울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저를 버티게 해준 건 늘 겪어왔던 외로움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돌아오면 반갑게 맞아주던 그대들 때문이었고요. 얼룩소의 토질은 생각보다 단단해졌습니다. 이제 작은 물방울로는 땅을 적시는 일이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그래도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나아가려 합니다. 더 아래로 
그렇게 혼자서 흐를 예정입니다.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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