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조금만 더 쉬웠으면 좋겠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전체 대학 정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인서울 대학을 간다고 해서 상위 10%의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사실은 그 무엇도 보장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대학을 대체 왜 가야하는가. 나는 어쩐지 사기꾼으로 살고 있는 것만 같아 마음이 조급해졌다. 친구가 덧붙였다.
근데 왜 대학을 갈 수밖에 없는지는 알겠더라.
고졸 여성으로서 이십 대 초반을 살아냈던 친구의 고단함을 상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비싼 돈을 주고 가는 대학이 가난한 내게 무슨 유용함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해달라는 친구의 당찬 물음에, 어른들은 남들이 다 가는 대학마저 안 가면서 어떻게 남들처럼 살 수 있기를 바라느냐고 응수했을 것이다. 자신들은 생각지 않았던 질문을 던지는 친구가 못내 못마땅했을 것이다.
언제 서울로 일자리를 구하게 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술을 마셨을 때, 나는 취기가 잔뜩 오른 채로 친구에게 벌써 어른 같은 너의 삶이 부럽다고 했었다. 내일 출근을 위해 술을 자제하던 친구의 눈길에 약간의 비릿함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그 때 나는 미처 보지 못했다. 내가 입에 담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