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전쟁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1/19

무거운 눈이 내린 주말 

물기를 잔뜩 머금은 눈은 새벽부터 오후까지 계속 내렸다. 질퍽한 눈은 무거워 치우는 것도 배로 힘이 들었다. 손에 닿으면 녹아버리고 뭉쳐지지도 않는 눈이었다. 눈사람 만드는 것도, 눈싸움도 별 흥미가 없는지 아이들은 밖으로 나와 놀지 않았다. 

핏물을 빼기 위해 물에 담가둔 등갈비를 꺼내 애벌로 한 번 삶았다. 생강술 몇 숟가락과 월계수 잎을 넣어 보글보글 끓는 물에 우르르 삶으니 불순물들이 거품이 되어 떠올랐다. 한 번 삶은 등갈비를 깨끗하게 씻고 반은 등갈비 구이로, 일부는 묵은지를 넣어 조림을 했다. 에어 프라이어에 간장 양념에 재운 등갈비를 굽고 중간에 꺼내 여러 번 양념을 덧발라 구웠다. 냄새도 없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등갈비 구이가 완성되었다. 베어 물면 깔끔하게 떨어지는 등갈비 구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이다. 남편과 나는 묵은지의 깊은 맛이 밴 매콤한 등갈비 조림을 먹었다. 아이들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야무지게 뜯었고, 우리도 여유로운 주말 저녁은 맥주를 마셨다.
눈 오던 날 ⓒ콩사탕나무


삼시세끼 전쟁(세끼라 쓰고 새끼라 읽는다)

겨울 방학이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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