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우월감이 관종을 만든다

뉴필로소퍼
뉴필로소퍼 인증된 계정 · 일상을 철학하다
2022/09/08

가족 위에 서는 현대적 방법 

오늘날 싸움의 규칙은
다소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졌다.

요즘 집안싸움의 모습은 과거와는 양상이 사뭇 달라졌다. 《관심 끌기: 도덕적 일침을 사용하고 남용한다는 것Grandstanding: The Use and Abuse of Moral Talk》의 저자 저스틴 토시와 브랜든 웜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 조상들은 라이벌을 두들겨 패거나 죽이는 것으로 우월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상대를 망신 주는 것으로 우월감을 드러낸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과 《그리스 신화》을 통해 보는 과거의 집안싸움은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독살과 참수, 배반으로 흔하디흔하다. 인간은 하나 남은 고깃덩어리를 노리는 육식동물들처럼 싸워 왔다. 상대가 그것을 차지해버리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출처: <뉴필로소퍼> 12호, 일러스트: 아이다 노보아&카를로스 이건
그러나 요즘 집안싸움은 식탁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도 벌어진다. 변한 것은 싸움의 ‘장소’만이 아니다. 싸움의 ‘성격’ 또한 변했는데, 직접 대면하지 않고 자극적인 단어로 상대를 괴롭히는 소셜 미디어의 은근하고 간접적인 언어가 싸움의 수단이 되어버렸다. 다시 말해 이제 집안싸움은 돈이나 실생활 문제보다는 ‘말’을 놓고 더 많이 벌어진다. 토시와 웜크는 이런 현상을 “관심 끌기”, 즉 “자신을 유리한 위치에 놓으려고 도덕적 일침을 가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누군가를 인종차별주의자라거나 성차별주의자라고 지적할 때마다 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 속 인정의 척도인 별점, 하트, 추천 수를 통해 그 관심을 다시금 확인하고 유지한다.”
   
이 말은 온라인 속 문화 전쟁에 열띠게 참여해 온 어느 누리꾼이 남긴 것이다. 이 말을 책에 인용한 토시와 웜크는, 이른바 ‘관종’들이 어떤 뉴스를 접한 후 그에 관한 의견을 온라인에 올리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 도덕적 언쟁을 벌임으로써 어떻게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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