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잘하고 싶은 것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08/17
글쓰기의 장점 중 하나는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펜과 종이, 모바일기기만 있으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물리적인 접근성뿐 아니라 진입장벽도 없다. 한글만 알면 된다. 미취학아동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글쓰기에 대한 흥미만 있다면.

글쓰기 경험이 없는 사람이 쓰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에너지가 사용되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얼룩소는 나름 유용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일기장이 아닌 공개적인 공간에 글을 씀과 동시에 사람들과의 소통도 가능하니, 쓰다 보면 누구나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진다.

누군가가 쓰는 것에 확실한 매력을 느끼고 글쓰기를 취미 이상의 무언가로 여긴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든 무언가를 끼적이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얼룩소가 됐든 브런치가 되었든, 언론사나 다른 매체가 되었든 간에. 몇 만점 되던 포인트가 몇 천 원이 아닌 몇 백 원으로 쪼그라드는 것을 보며 쌍욕을 하거나 플랫폼을 떠날 수는 있겠지만, 쓰는 행위 자체를 그만두지는 않을 것 같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뭐든 즐길 수만 있다면 노력하는 자를 넘어 고수가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 상태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즐기다 보면 성장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성장은 통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속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어 쓰던 것이 즐거운 때가 있었다. 쓰는 것 자체를 즐기고 스트레스를 풀며 마음을 잡던 시절.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불과 1,2년 전의 마음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정확하게 무엇이 어떻게, 왜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쓰다 보니 어느샌가 기존과는 다른 욕망이 스멀스멀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그저 쓰는 게 좋았는데, 어느덧 '이왕이면 조금 더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

그냥 즐기는 것과 성장을 통해 지금보다 깊은 단계로 들어가는 것, 둘 중 뭐가 더 이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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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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