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소를 만난지 793일째] 2. 내가 쓴 글이 돈이 된다는건...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4/05/31
얼룩소를 만난지 803일째에 쓰는 두번째 이야기. 내가 쓴 글이 만져질 수 있는 무언가로 바뀌면서 생긴 변화를 적다.



우선, 천냥금 이야기

한참 천냥금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꽃이 핀다고 다 열매가 되지는 못한다. 저 꽃 중에 몇개가 열매로 남을까? ⓒ청자몽

재물이 들어온다고 하여 집들이 선물로 인기가 있다는 천냥금의 꽃말이 변함없는 마음, 열정이라고 한다. 재물이 들어오니까 부, 행운 등등 일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열정? 변하지 않는 마음이라니.. 그런데 막상 키우면서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게 됐다.

천냥금이 키우기 쉽다고들 하는데, 반은 맞지만 반은 틀린 말인 것 같다. 물 관리는 쉬운 편이다. 보다가 잎이 축 늘어져보일 때 주면 된다. 잎이 늘어지는지 아닌지만 잘 살펴보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꽃과 열매였다.

천냥금에 키운지는 좀 됐는데, 꽃을 보거나 심지어는 열매를 보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 예뻐서 들여온 천냥금 열매는 어느 순간 쪼그라들며 떨어지고, 이후에는 꽃이 피거나 하지 않았다. 그냥 시퍼런 잎만 무성한채로 살다가 어느 순간 말라죽어버렸다. 

그러다가 문득, 언젠가 천냥금을 커다란 화분에 옮겨줬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꽃이 피는거였다. 그런데 문제는 꽃은 피는데, 열매가 되지는 못했다. 뭐가 문제일까? 궁금했다.

찾아보니(역시 궁금하면 찾아봐야 한다) 당연한 걸 해주지 않았다는걸 알았다. 집안에서 키우니, 마치 벌이나 나비가 날아와 꽃에 앉았다 가는 것처럼 내가 그 역할을 해줬어야 했다. 꽃이 피면 면봉으로 살살 문질러 주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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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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