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개발자입니다1] 10. 점수 맞춰간 자의 국문과 적응기(2)
2023/05/29
앞으로 졸업하면 뭘하면서 산다지? 는 둘째치고 어떻게 학교를 다니지? 앞이 캄캄했던 자의 열번째 이야기 :
1학년 여름방학
재수를 포기하고 일단 컴퓨터 학원 등록
원래 1학년 1학기만 다니고, 휴학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반발짝 떨어져서 다니니 점수 맞춰간 학교는 더욱 다니기 힘들었다. 책 많이 읽고, 원래 국문과를 좋아해서 온 친구들하고 차이가 많이 났다. 일단 생각하는 깊이 자체가 많이 달랐다.
그런데, 신기한게 막상 또 다녀보니 그냥저냥 다닐만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시 대입시험 준비를 한다해도 더 나은 점수를 받을 자신이 없었다. 1학기 마칠즈음에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했다. 엄마는 그러면, 그냥 학교 다니면서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걸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여름방학에 컴퓨터 학원을 등록했다. 보통 여름방학에 많이 하는 영어회화 공부나 운전면허증 따기는 하지 않고, 그냥 컴퓨터 학원가서 컴퓨터 익히는 수업을 두달 들었는데...
재밌었다.
한글타자와 영문타자도 익혔다. 키보드를 외워서 타이핑하는걸 해본다고, 타자게임 같은걸 했는데 재미있었다. 컴퓨터는 초등학교 5학년 이후로 처음 배우는거였다. MS-DOS부터 배웠다. (1992년 여름) 생각보다 컴퓨터가 재미있어서, 학원을 계속 다니기 시작했다.
1학년 2학기에 개학을 했지만, 학교 끝나고 종로에 있는 컴퓨터 학원을 계속 다녔다. 2학년 여름까지 약 1년 가까이 다녔다. 학교 다니면서 컴퓨터 학원을 다니는건 힘들었지만, 다니다보니 자격증 시험(정보처리기능사)도 준비할 수 있었다. 뭔가 작은 목표가 생기고, 열심히 하게 됐다. 정보처리기능사 2급은 2학년 겨울에 땄고, 정보처리기사 2급은 4학년 겨울에 땄다.
학교 다니면서 제일 재밌었던건,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ver 1.5 ~2.0) 다루는...
@아멜리 아아.. 그렇군요! 내공이 느껴지세요! 진짜 국문과! 밥벌이 고민 안하셨다는데.. (듣자하니, 대기업 부장님 ㅠㅠ. 왠지 겸손한 능력자신듯! 합니다.)
국문과도 다 같은 국문과가 아닌지라. 저는 나이롱.. ㅠ 점수 맞춰서 갔어요. 어디가서 전공 얘기하기 민망해요. 띄어쓰기, 맞춤법 잘 모르구요. 엄마가 써주신 원서 들고 시험보고 온거에요. 학교는, 반은 신나게(노는건 재밌었어요) 반은 힘들게(수업, 분위기 등 잘 못 쫓아가서) 다녔어요.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정도의 학점을 간신히 받았고(커트라인), 취직 바로 못하면 역시 귀에서 피가 나거나;; 시달려 죽을 수 있어서 스트레스 많이 받으며 졸업 후 진로를 1학년 때부터 고민해야했어요. 무서운 집 ㅎㅎ. 게으른 저에겐 최적이었을지도 몰라요. 하라하라 안 그랬으면 안 움직이는 늘보라서요.
....
이렇게 또 저희가 두코째를 뜨는군요!
어머 저 국문과 나왔습니다. 하하하하하
책이 좋아서 국문과를 선택했는데 한국문학과 고전문학 시간이 가장 즐거웠어요.
밥벌이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어서 학교는 신나게 다녔어요.
국문과에서 개발자로 진로를 개발하셨다니 넘나 대단하신 것 같아요!!!
@천세곡 과찬이십니다 ^^. 감사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컴컴한 것은 매한가지라.. 투덜거리며 할일을 겨우 합니다. 금방 금요일이네요 ㅠㅜ.
댓글 감사합니다!!!
이문과의 감성이 글 속에 녹아있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
"어쩔 수 없을 땐,
일단 그냥 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너무 멋진 문장입니다.
@연하일휘 아아아.. 임화! 생각났어요. (근데 이름만 ㅠ) 저랑 같은 조였던 친구가 '백석'을 공부하자고 해서, 저는 백석 시인을 공부하고 발표했어요. 기억은 안 나지만.. 굉장히 아름다운 우리말 시였다는 생각이 나요. 김현 선생님이 쓰신 평전(엄청 두꺼운..) 산거는 그 친구 줬어요. 걔는 나중에 박사까지 하고 대학에서 강의했던거 같아요. 지금은 연락 안 되지만요.
관광경영 부전공했군요? 오.. 멋지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부전공하면(복수 전공) 2년 더 다녀야한다고 했는데다가, 컴퓨터는 계열이 틀려서 부전공 안 된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컴공과 수업 들은 얘기는 다음에 ㅎㅎㅎ. 좀 길어서 잘랐어요.
삼국유사 원본 ㅋㅋㅋ 한시 ㅎㅎ
뭔가 임화 선생님 이름이랑 옛날 수업 댓글 보니, 빼먹고 안 쓴 수업도 생각나요. 새록새록. 진짜 옛날 옛적에...가 되어 다 까먹기 전에 써놔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반가워요!! 전공 얘기 오랜만에 하니까.
.....
점심 맛있게 먹어요. (허리는? 괜찮아요??)
새콤이 새벽에 한번 더 아프고, 아침에 개운하게 잘 갔어요. 쬐끔 지각했지만... 그래도 만만세!! 어디다 감사하다고 절을 해야겠어요. 잠을 자는둥 마는 둥했더니 정신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한숨 돌려요.
빨래 돌리면서 치우고 있어요. 히힛.
좋은 오후 되세요. 해가 쨍하고, 습하고, 여름스러운 날이에요 ㅜ. 더운거 싫은데..
....
공부한건 어딘가 뇌 한켠에 살짝 남아있을꺼에요. 사라지진 않는거 같던데요 ^0^.
저는 무엇을 곰부했었을까요? 음.....임화를 사랑하시는 교수님 덕에 1920년대 작품들, 임화 작품을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문법은 좋아하다보니 문법 수업도 들었었고....한시는....그저 웃지요ㅎㅎㅎㅎㅎ한 번은 삼국유사 원본을 해석하며 공부하는 수업이 있었어요. 대체 내가 이걸 왜 하는걸까......시험도 말아먹고. 시험 보는데 교수님이 옆에 오셔서- 너 공부 안 했구나? 죄송합니다....라고 하며 B대의 성적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그때 아르바이트 하던 곳의 가까이에 교수님께서 살고 계셨거든요ㅎㅎ
저는 관광경영 복수전공도 했었어서.....국어만 공부하진 않았던 듯해요ㅎㅎㅎㅎ근데 내가 그때 뭐를 공부했는지 왜 이젠 하나도 안 남아있을까요....ㅎㅎ
@JACK alooker 새콤이는 새벽에 한번 더 열을 내고는, 다행이 등원했습니다. 만만만세! 감사합니다. (다만 가서 불편하면 엄마가 바로 달려갈테니 선생님께 말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심리적 5분 대기조)
이어지는 글에 이어 댓글까지 감사합니다.
...
@수지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 앞으로도 재밌게 잘 살아보려구요. 히힛.. 감사합니다. 그쵸. 뭐든 다 써먹겠죠?
새콤이는 다행이 열이 떨어져서 등원했습니다.
아프면 연락 주라고 얘기했습니다만..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지님과 가족 모두의 건강도 함께 기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와,, 지금은 국문과, 컴퓨터 모두 아우르는 일을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네요.
무슨 일을 하든, 배우든 언젠가는 다 써먹을 날이 온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새콤이가 아프군요.. 아이가 아플 때는 엄마도 같이 아프지요.
슬슬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항상 몸 조심하시고 가족들도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일단 그냥 가보는 방법이 가장 좋은 해결책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새콤이는 좀 어때요? 땀 많이 흘리고 나면 분명 나아지길 기원합니다🙏
@콩사탕나무 ㅎㅎㅎ 아니 오늘은 콩님이 과과과찬을! 잠이 들뻔했는데;; 해열제 먹은 새콤이가 자다가 부대껴서 소리를 몇번 질러가지고 헉 +.+ 깨서 들여다보느라고 이 시간에 이러고 있어요.
밤 잘 넘겨야할텐데 ㅠ. 아공..
별일 없는 평안한 나날이 ㅠㅠ 좋죠.
잘 자요 ^^. 고생 많았어요.
...
아세트아미노펜;; 도 뭔가 문제가 있다 그래서(집에 하필 그 문제의 챔프. 뻘건거) 브루펜 류의 파란거 하나 먹이고, 잘 때 종합감기약 먹였어요. 얼음찜해주고. 의학쪽은 잘 몰라서.. 그냥 애 아프면 무서워요 ㅠ
@JACK alooker 새콤이는 새벽에 한번 더 열을 내고는, 다행이 등원했습니다. 만만만세! 감사합니다. (다만 가서 불편하면 엄마가 바로 달려갈테니 선생님께 말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심리적 5분 대기조)
이어지는 글에 이어 댓글까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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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 앞으로도 재밌게 잘 살아보려구요. 히힛.. 감사합니다. 그쵸. 뭐든 다 써먹겠죠?
새콤이는 다행이 열이 떨어져서 등원했습니다.
아프면 연락 주라고 얘기했습니다만..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지님과 가족 모두의 건강도 함께 기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콩사탕나무 ㅎㅎㅎ 아니 오늘은 콩님이 과과과찬을! 잠이 들뻔했는데;; 해열제 먹은 새콤이가 자다가 부대껴서 소리를 몇번 질러가지고 헉 +.+ 깨서 들여다보느라고 이 시간에 이러고 있어요.
밤 잘 넘겨야할텐데 ㅠ. 아공..
별일 없는 평안한 나날이 ㅠㅠ 좋죠.
잘 자요 ^^. 고생 많았어요.
...
아세트아미노펜;; 도 뭔가 문제가 있다 그래서(집에 하필 그 문제의 챔프. 뻘건거) 브루펜 류의 파란거 하나 먹이고, 잘 때 종합감기약 먹였어요. 얼음찜해주고. 의학쪽은 잘 몰라서.. 그냥 애 아프면 무서워요 ㅠ
이제 청자몽님의 글 아래 파란 링크가 없으면 서운합니다. ^^
국문과 적응기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굉장히 엉뚱하면서 매력있는 성격 같아요?!! ㅎㅎ
마지막 문장을 가만히 보게 되네요.
맞아요. 일단 가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요. 비록 그 길이 최선이고 최고의 길이 아닐지라도...일단 가봐야 최악이었는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
연휴 내내 집에서 보냈어요. 지루할 틈이 없이 스펙타클한 날들이었네요. ^^;; 빨리 아침이 밝아오길 기다립니다. 현주님도 3일 동안 고생 많았어요. ^^ 잘자요!!
@아멜리 아아.. 그렇군요! 내공이 느껴지세요! 진짜 국문과! 밥벌이 고민 안하셨다는데.. (듣자하니, 대기업 부장님 ㅠㅠ. 왠지 겸손한 능력자신듯! 합니다.)
국문과도 다 같은 국문과가 아닌지라. 저는 나이롱.. ㅠ 점수 맞춰서 갔어요. 어디가서 전공 얘기하기 민망해요. 띄어쓰기, 맞춤법 잘 모르구요. 엄마가 써주신 원서 들고 시험보고 온거에요. 학교는, 반은 신나게(노는건 재밌었어요) 반은 힘들게(수업, 분위기 등 잘 못 쫓아가서) 다녔어요.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정도의 학점을 간신히 받았고(커트라인), 취직 바로 못하면 역시 귀에서 피가 나거나;; 시달려 죽을 수 있어서 스트레스 많이 받으며 졸업 후 진로를 1학년 때부터 고민해야했어요. 무서운 집 ㅎㅎ. 게으른 저에겐 최적이었을지도 몰라요. 하라하라 안 그랬으면 안 움직이는 늘보라서요.
....
이렇게 또 저희가 두코째를 뜨는군요!
어머 저 국문과 나왔습니다. 하하하하하
책이 좋아서 국문과를 선택했는데 한국문학과 고전문학 시간이 가장 즐거웠어요.
밥벌이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어서 학교는 신나게 다녔어요.
국문과에서 개발자로 진로를 개발하셨다니 넘나 대단하신 것 같아요!!!
@천세곡 과찬이십니다 ^^. 감사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컴컴한 것은 매한가지라.. 투덜거리며 할일을 겨우 합니다. 금방 금요일이네요 ㅠㅜ.
댓글 감사합니다!!!
이문과의 감성이 글 속에 녹아있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
"어쩔 수 없을 땐,
일단 그냥 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너무 멋진 문장입니다.
저는 무엇을 곰부했었을까요? 음.....임화를 사랑하시는 교수님 덕에 1920년대 작품들, 임화 작품을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문법은 좋아하다보니 문법 수업도 들었었고....한시는....그저 웃지요ㅎㅎㅎㅎㅎ한 번은 삼국유사 원본을 해석하며 공부하는 수업이 있었어요. 대체 내가 이걸 왜 하는걸까......시험도 말아먹고. 시험 보는데 교수님이 옆에 오셔서- 너 공부 안 했구나? 죄송합니다....라고 하며 B대의 성적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그때 아르바이트 하던 곳의 가까이에 교수님께서 살고 계셨거든요ㅎㅎ
저는 관광경영 복수전공도 했었어서.....국어만 공부하진 않았던 듯해요ㅎㅎㅎㅎ근데 내가 그때 뭐를 공부했는지 왜 이젠 하나도 안 남아있을까요....ㅎㅎ
와,, 지금은 국문과, 컴퓨터 모두 아우르는 일을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네요.
무슨 일을 하든, 배우든 언젠가는 다 써먹을 날이 온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새콤이가 아프군요.. 아이가 아플 때는 엄마도 같이 아프지요.
슬슬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항상 몸 조심하시고 가족들도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일단 그냥 가보는 방법이 가장 좋은 해결책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새콤이는 좀 어때요? 땀 많이 흘리고 나면 분명 나아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