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2] 3라운드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07/15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 원리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최소 30년은 더 일해야 한다. 아니지. 늙어도 삼시 세 끼는 챙겨 먹는다. 게다가 병원 신세를 더 자주 져야 하니 일은 계속하는 게 맞다. 정년은 보이는 숫자일 뿐 실체가 없다. 50대의 가장은 청년도 중년도 아닌 언제든지 대체가능한 생산수단에 불과하다.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이런 삶을 계속 버틸 수 있을까? 버틴다 한들 더 나은 미래가 올까?

직장에서 한 사람의 가치는 화폐로 환산된다. 성격, 인성, 가치관, 자라온 환경 같은 것들은 무의미하다. 화폐로 측정된 가치는 가정과 사회로 이어진다. 일터에서 생산성이 부족한 가장이 가정과 사회에서 유의미한 존재가 되기는 쉽지 않다.

아내들이라고 해서 상황이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통상 출산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그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육아를 전담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삶'같은 것은 없다. 모든 시간과 생각, 에너지와 삶 전체가 아이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맞벌이가 아닌 배우자의 급여만으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온종일 벌레 같은 상사들과 함께하는 삶보다는 낫지 않을까? 뼈 빠지게 일하지만 정작 아이들의 얼굴을 볼 시간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몸이 아파도 아플 권리가 없는 생활보다는 더 나은 삶이 아닐까?

'그래도 남편이 더 힘들다'고 우기면서 아이처럼 생떼를 부려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비관과 냉소로 이어진다. 밝고 행복한 미래보다는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지금의 소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몸이라도 아파서 소모품이 아닌 폐기물이 되면 답도 없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생명보험을 들어야 하나.

기후위기와 전쟁, 물가상승, 저출생과 고령화,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총체적인 불안이 곳곳에 만연해 있다. 이 와중에도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름조차 생소한 그들은 '파이어족'이라고 한다. 이건 뭐지.. 새로 나온 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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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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