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보라미
동보라미 · 더 맑고 단단하고 다정하고 지혜롭게
2023/11/06

최근 친정 아버지께서 혈액암 진단을 받으셔서 처음으로 아빠와의 이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는 엄마가 2십대에 돌아가셨고, 친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셔서 저는 그 분들을 만나 뵙지 못했습니다. 친할아버지께서도 제가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셔서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아프고 슬프게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양가 부모님께서도 아직 건강하게 살아계셔서 죽음은 나와 가깝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빠와의 이별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1945년생이신 아버지께서 점점 흰머리도 많아지시고 치아도 빠지시며 하루가 다르게 연로해지시는 모습을 보았지만 애써 외면했습니다.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오래 사실 것 같은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시고 혈액암이 의심이 되어 골수 검사를 받으셔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제발 혈액암이 아니기를 바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며칠 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이라는 진단명을 듣고는 멍해졌습니다. 결국 우리 아빠도 암 환자가 되었구나. 팔순을 바라보는 연세에 힘든 일을 하셔서 그런 병이 생겼나?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제는 아빠와 영원한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아빠와 엄마의 죽음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부모님 보다 제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얼마나 슬퍼하실까요. 자식의 죽음은 부모에게 있어서 가장 큰...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빛을 운반하는 사람. *보람 : 1. 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 2.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기 위하여 표를 해 둠. 또는 그런 표적. 3. 어떤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 또는 자랑스러움이나 자부심을 갖게 해 주는 일의 가치.
852
팔로워 465
팔로잉 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