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안 풀릴 땐 시동을 꺼야 해요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2/11/13

올해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회사 일에 바빴던 남편은 올해 연차가 열일곱 개나 남았다고 했다. 일이 많아 맡은 업무를 해내려면 평일에 연차를 쓰는 것이 어렵지만 회사에서는 휴가를 적극 권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은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아무튼 지난 주 무엇 때문인지 갑자기 급발진이 온 남편은 평일 중 연차를 쓰고 캠핑을 가자고 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되도록 11월에는 캠핑을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따르는 선배 가족이 함께 하게 되어 내키지 않는 수락을 하게 되었다. 


이기적인 아내

다른 가족과 함께하는 모임이나 여행이 거의 내 위주였던 것은 사실이다. 연애를 할 때부터 나를 더 많이 좋아한(?옛날 옛적에?) 남편이 배려를 해 주었기에 항상 인간 관계가 내 중심이었던 것 같다. 여자 보다 사교적이지 못한 동물인 그는 내 친구의 남편, 내 지인의 남편들과 의미 없는 대화를 하며 웃고 떠드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았다. 남편이 어색해 하거나 싫은 티를 내지 않아 함께 즐기고 있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가끔 남편 지인과 함께 만나면 남편은 현실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 해맑은 표정으로 즐거워한다. 나는 그들의 아내들과 어색한 시간들을 이어가지만 아마 남편은 나보다 더 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한기 같은 늦가을 캠핑 

대구에서 출발을 한 지인과 경북 예천의 캠핑장에서 만나게 되었다. 가을의 끝자락에 노랗고 붉은 단풍잎들이 떨어진 길 바닥은 나무에 달린 단풍의 풍경과는 또 다른 장관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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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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