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샷 해보는 게 소원이다.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10/06
*사진출처: Photo by Giorgio Trovato on Unsplash



내가 제일 부러운 사람은 재벌도 연예인도 아니다. 시원한 냉수 한 잔을 원 샷 하는 사람이다. 요즘 같아서는 정말 다른 건 필요 없다. 그게 뭐라고 너무나도 부럽다.  

  그렇게 부러운 이유는 물을 잘 마시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래는 꿀꺽꿀꺽 잘 마셨는데 작년 여름부터인가 물이 잘 넘어가지 않기 시작했다. 물을 목구멍으로 넘기려는 순간 목의 근육이 ‘안 돼! 너 가지 마.’ 하고 붙잡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뿐만이 아니다. 그의 친척뻘들은 죄다 내 목을 거부하고 있는 중이다. 액체 종류들은 통틀어서 목 넘김이 부자연스럽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역류성 후두염이라고 하고, 내과에서는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했다. 혹시 몰라 지난달 건강 검진을 받을 때 '제 식도 좀 자세히 봐주세요.'를 시전 했지만, 내시경 검사 결과도 괜찮다고 했다. 천만다행인 것은 액체류만 삼키는 것이 어려울 뿐, 그 외의 음식은 잘 넘어간다. 이놈의 모가지가 물과 음료 종류만 골라서 왕따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도 한 잔 시원하게 못 마시고 있는 나를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바로, 오늘이 모두의 봄날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쓰고 있다.
755
팔로워 428
팔로잉 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