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소가 남긴 것
1. 공론장도 안전할 수 있다
공론장은 제게 광장과 동의어처럼 여겨집니다. 글에도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누구든 와서 놀아도 되는,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그런 공간이 공론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룩소는 ‘안전’을 내세운 공론장입니다. 상대를 인신공격하거나 이유없는 비난을 할 수 없죠. 제가 매일 올라오는 모든 글을 다 읽을 순 없어 안전이 실현됐다고 정의내리긴 어렵지만, 적어도 그런 글이 아주 극소했다고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화작업 하시는 운영진분들의 노고와 그런 글들을 바로 신고하는 얼룩커분들의 합작품이겠죠. 본서비스는 규모가 더 커지고 이용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때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려면 기존 사용자들의 자발적 노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깨진 창문 이론처럼, 작은 금이라도 가기 시작해 겉잡을 수 없는 혐오의 세상으로 치닫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이란 책에서 유명 SNS들은 사실상 혐오 표현을 방치했다고 지적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오히려 혐오 장사를 했다는 것이죠. 이로 인해 인터넷이란 공간은 의견을 나눈다기보다 오히려 혐오를 키우고 거짓뉴스를 재생산하는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칼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칼을 쥔 자가 누구이고 그걸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죠.
얼룩소가 어렵지만 인터넷상 안전한 공론장을 실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민주주의의 구현은 어떤 이야기도 꺼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큰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꺼내도 우선 들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미 절반의 성공입니다. 거기에 점잖은 의견 교환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런 공간을 기대해봅니다.
2. 비밀이 없는 공간의 실현
얼룩소에는 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