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시키는 일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10/08

글쓰기가 생경해졌다. 공개적인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매일 쓰는 것도 가능했다. 요즘은 글을 통 못 쓰고 있다. 매체에 송고하는 기준으로 월 1~2개의 글을 쓰기도 버겁다. 고민과 퇴고의 시간이 늘어날수록 글이 더 나아지기는커녕 처음과 다른 방향으로 가기 일쑤다.

글쓰기가 힘든 이유
좋아했던 글쓰기가 힘들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픽사베이

아이들을 재운 뒤에야 내 시간이 주어진다. 적게는 1시간, 많게는 2시간 정도이다.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글쓰기에 올인한다고 하더라도 1주에 하나의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중간에 다른 일이 생기거나 컨디션이 안 좋기라도 하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처음에는 언제 어디서든 끼적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글의 내용이나 글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쓰는 행위 자체에 행복을 느꼈다.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할 필요가 없고, 원하는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퍽 매력적이었다. 

매체에 송고를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삶의 모습을 글로 써내는 것은 동일하지만, 가벼운 느낌의 글이 아닌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주제를 선정하고 초고를 쓰기까지 최소 며칠은 걸렸다. 글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을 때는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고치고 다듬는 과정에서 글을 통째로 버릴 때도 있었다.

좋은 점도 있다. 쓰는 부담은 더해졌지만 글쓰기를 좀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되었다. 때로는 내가 쓴 글이 형편없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써 내려간 글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때면 노력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음을 느꼈다. 글을 쓴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거의 알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잘 읽고 있어요.'라는 인사를 건넬 때면 긴장이 되면서도 묘한 쾌감이 일었다.

글마다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쓴 글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되었다. 어떤 글은 운이 좋게도 포털 사이트 메인에 등록되어 수만 명이 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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