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부르기 좋은 날입니다.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10/10
어젯밤 산책을 나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비를 맞고 걷다가 옷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데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친 빗줄기는 그보다 더 거세게 풍경을 긋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 모란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어둔 창가를 바라보다 이제 막 태어난 천둥소리를 듣고 창가를 피해 집안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몇 차례 더 천둥이 치고 조용해진 창가로 다가가 어둔 하늘을 바라다보는 모란을 끌어안고 쓰다듬어주자 갸르릉 거리며 품속을 파고들며 천둥이 잦아들었습니다.
   
월요일 하루만 더 쉬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이미 이루어졌고 그렇게 얻은 전리품 같은 하루는 게으른 천성으로 집안을 어슬렁거리거나 책을 뒤적거리며 보냈습니다. 
   
씻고 나온 동안 모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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