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이 된 너를 축복해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1/31

평소와는 달리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렸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적중률이 높다. 화장대 서랍장 안에 넣어둔 임신 테스트기를 꺼내 확인을 해 보았다. 
제발 .. 제발.. 아니길.. 
두 손을 꼭 모아 쥐고 간절히 되뇌었다. 무심한 테스트기에 희미한 두 줄의 분홍 선이 드러났다. 

몇 달 뒤면 복직을 할 예정이었다. 입주할 아파트 대출금을 갚으려면 몇 년을 둘이 악착같이 벌어도 모자랄 판에 계획에 없던 둘째라니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그것도 아들이 돌도 되기 전이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우는 나를 보며 어쩔 줄 모르는 남편은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 속상한 마음에 해서는 안 될 말을 뱉어보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화를 내보기도 했다. 

아직 돌이 지나지도 않은 아들을 매번 안아주다 보니 뱃속에 있는 둘째는 매번 고비를 맞았다. 임신 초기부터 비정상적인 자궁수축이 왔고 임신 기간 내내 조산의 위험이 있었다. 

“어머니 아기 계속 안으면 안 돼요. 위험해요. 큰일 나요.”

예상대로 척척 시간 맞춰 움직이는 로봇도 아닌 아들을 안지 않고 키울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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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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