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은 제한 속도가 없습니다.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9/17
어젯밤 포효하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잠이 다시 깨곤 했어요.
바케트빵의 겉 면처럼 딱딱하고 푸석푸석한 부스러기를 흘리며 눈을 뜹니다. 제가 있는 곳의 하늘은 말을 하기 전 헛기침을 내려는 것처럼 가라앉아 있어요.
 
나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얇고 사각거리는 이불을 개고 베개를 제자리에 놓고 계단을 내려와 정물화 속 모란을 꺼냅니다. 거실 바닥에 채색되어 있던 고양이가 체온을 높이며 팔에 와서 안깁니다. 
 
하늘은 흐린데 햇살은 눈이 부십니다. 자꾸만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는 이런 햇살에 흐린 하늘이 낯설기 때문입니다. 모아 두었던 아니 잊고 있었던 아니 미뤄두었던 재활용 쓰레기들을 이끌고 나옵니다. 
마치 지난 주 엔 난 이런 이런 이런 음식을 먹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확인합니다. 일회용 용기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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