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별 2] 아이를 왜 낳았냐고요?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0/02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

저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했습니다. 명절 때 친척동생들이 오면 모조리 방으로 데려와 함께 놀곤 했습니다. 세상엔 저처럼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이라면 딱 질색인 사람도 있습니다. 저희 남편이 후자의 경우입니다. 그런 둘이 만나 두 명의 아이를 낳았습니다.

아이를 좋아한데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습니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가정에서 자란 탓에 늘 머릿속에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어있었습니다. 결혼과 관련이 없던 아주 어릴 때부터였습니다.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행복한 가정과 불행한 가정의 원인을 나름 분석하면서 말이죠. 들여다볼수록 한 사람을 키운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가 싶더군요. 비슷한 고민을 하던 한 친구가 제게 말했습니다. 운전도 면허가 있어야 하는데, 하물며 한 아이를 키우는데 아무런 자격이 필요 없어.

자격 시험은 없지만 열심히 노력해 자격이 되는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의지와 다르게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이 없이 살자고 다짐하던 때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벌이가 넉넉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낳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저를 더 열심히 살게 할 것이라 믿었고, 돈을 떠나 한 사람을 키우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편을 만드는 일

척박한 세상에서 내 사람을 만들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진정한 친구 하나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아이를 낳는 건 내 편을 만드는 일입니다. 제가 어떤 모습이어도 저를 사랑하는 게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제게 주는 사랑은 제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맑고 순수한 사랑입니다. 저는 그런 사랑도 존재한다는 걸 아이들을 통해 배웁니다.

아이를 낳기만 해서 내 편이 거저 생기는 건 아닙니다. 영원한 내 편의 아이를 만들려면, 내가 먼저 영원한 아이의 편이 되어야 합니다. 그건 사랑과 신뢰에서 나옵니다. 아이를 아주 어릴 때부터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신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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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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