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 댄서들을 통해 바라본 경쟁을 사유하는 우리의 태도: 당신은 어떤 경쟁을 하고 싶으신가요?

정현
정현 · 고민하고 행동하며 살아갑니다
2021/10/08

최근 엠넷의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를 열심히 시청하는 중입니다. 
스우파 댄서분들의 멋짐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해주고 있죠. 

저 같은 경우엔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고단함에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스우파 댄서분들의 선택과 언행을 보며 큰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약자, 경쟁, 성장 등을 정의하는 방식이 비전형적이기 때문인데요.

제가 느끼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스우파 방송 속 3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스우파 방송 속 3가지 특징
 
1. 쉬이 상정되지 않는 약자
저는 사회에서의 약자가 계층, 나이, 소득 등의 지표적 개념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속 약자는 각자가 속한 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화합니다. 상황과 기회, 그리고 '약자'를 사유하고 상정하는 사람에 따라 '약자'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습니다. 예컨대 공동체 또는 과반수의 목표, 이익, 성질에 반하는 사람이 약자가 되는 경우가 빈번하죠. 
(여담이지만 이직을 할 때 케바케, 사바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일 거고요...) 

스우파는 댄서들로 이뤄진 작은 사회입니다. 그리고 '스트릿 우먼 파이터'라는 프로그램/사회의 특성상 누군가는 '약자'가 되고, 무대를 떠나야만 합니다. 모두가 간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 불가피한 경쟁이 야기되는 상황이 에피소드마다 연출됩니다.

여기서 방송국이 의도한 바는 댄서들이 룰을 가지고 노는 것이었을 겁니다. 전형적인 파이터 기질, 룰브레이커 기질을 보이며 자신을 위해, 팀을 위해, 프로그램 때문에(판이 그렇게 짜여 있으니) 누군가를 더 교묘하게 매도하고 폄하하며 전략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길 기대했을 거예요. 특히 '약자 지목 배틀'의 경우 기싸움과 기선제압이 중요한 만큼, 팀별로 충분히 고려된 전술들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댄서들은 최초의 약자 지목 배틀부터 쉬이 연상되는 '약자'의 정의를 거부합니다. 나보다 못하는 사람을 골라서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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