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서 반가워!

동보라미
동보라미 · 더 맑고 단단하고 다정하고 지혜롭게
2023/06/22
2019년, 집 근처 ***중학교에서 시간강사로 근무를 했다. 몸이 크게 아파서 일도 못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계속 집에만 있으면 더 힘들 것 같아서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주1회만 출근하면 되고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위치라서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았다. 학원 강사 경력과 기간제교사 경력이 있어서 감사하게도 합격을 하고 3월 첫째 주 월요일부터 출근을 했다. 

남녀공학 중학교의 2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정말 상상 그 이상이었다. 학원에서 중학생을 가르칠 때는 소수의 아이들이었고 공부를 하기 위해서 온 학생들이라서 크게 떠들거나 말썽 피우는 일이 없었다. 학교에서 기간제교사로 근무했을 때는 고등학생들을 지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듣고 자신들이 이미 다 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당히 눈치를 봐가며 잘 처신을 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은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교단에 서있는 교사가 카리스마 넘치거나 무서운 선생님이었다면 조용히 수업에 임했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성량이 크지도 않고 멋진 아우라도 없으며 크게 아픈 뒤라서 기력도 딸렸다. 자유로운 영혼들, 에너지가 넘치는 중2 아이들에게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이었을 수도 있겠다. 

수업을 잘 듣고 필기를 열심히 하는 아이들과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떠들고 장난을 쳤다. 책상 위에 커다란 거울과 파우치를 올려놓고 화장을 하는 여자 아이들도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순수하고 착했다. ‘쌤, 너무 말랐어요. 종잇장 같아요!’ ‘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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