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okso 얼룩소, a look at society

남궁석

과학 연구비의 역사 (3) - 전쟁과 국가의 과학 연구 지원

이전의 글에서 알아본 것처럼 현대의 과학 연구는 대부분 국가 지원에 의해서 수행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는 과학의 발전 과정에서 비교적 최근, 즉 20세기 중반 이후에 나타난 추세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과학 연구에 대해서 국가가 직접적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며, 국가가 직접 관장하는 과학기술 연구는 기상이나 국방 관련 연구 등의 국가 연구소 정도였으며, 오늘날과 같이 대학 등의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연구자들에게 국가 연구비가 지원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미국의 경우에도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과학 연구는 록펠러 재단 등의 민간 연구재단에서 간헐적으로 지원되는 비용, 혹은 기업이나 주 정부 등의 지원 등에 이루어졌고, 연방 정부가 국가 연구에 지원하는 비중은 전체 연구 지원 중 20% 내외였으며 그나마 이들 대부분은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국립 연구소 등이었다. 국가가 학계 등의 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에 거의 관심이 없는 것도 그렇지만 학계...

우주/생명

· 산업/기술/IT

김선태

미국 Silicon Valley Bank 폐쇄 배경 및 영향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Silicon Valley Bank(이하SVB)는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州 산타클라라에서 설립되어 기술 스타트업 분야에 자금을 제공하는 은행으로서 지난 40여년간 벤처캐피털 및 스타트업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해 왔다. 2022년말 기준 자산규모는 $2,090억으로 자산규모로만 보면 미국 내에서 16대 은행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설립 이후 40년간 주로 기술 관련 초기 스타트업을 위주로 거래하는 틈새사업에 집중하면서 `22년 증시에 상장된 미국 테크 및 의료 벤처기업 가운데 절반 가량이 SVB와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3.8일 SVB가 자사의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증자가 필요하다고 발표하면서 다음날 모회사인 SVB Financial Group의 주가는 60% 급락하였고. 정상영업을 이어가고는 있으나 예금인출이 증가하고, 외부 인수기관 물색 루머 등으로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SVB문제는 과도한 리스크 추구 행위로 인해 금리 ...

경제/소비자

· 산업/기술/IT

· 국제정치/국제사회

신경증 vs. 성격장애

케이란

적응과 회피..

저도 꼰대세대에 가까운 사람이라 요즘 MZ 세대들의 주장과 행동들에 의아함을 느낄때가 많기는 합니다. 그들을 위한 변명은 아니지만, MZ 세대들이 그런 성향을 가지게 된것에도 이유가 있겠죠. 우리는 자라면서 내가 좀 더 열심히 하면, 내가 좀 더 노력하면 주변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고, 소위 개천에서 용나는 케이스도 많지는 않지만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환경'이라는 것은 내가 극복할 수 있는 조건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요즘 세대 젊은이들인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환경을 극복할 수 없다는 걸 계속 보고 느끼면서 그냥 환경은 회피하고, 가능성에도 눈을 감고 주변을 탓하는 것만이 유일한 안식이 되어왔기 때문에 그런 성향을 가지게 된 게 아닐까 싶네요. 좋은 대학을 가는것도 물론 내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최고의 성적을 내면 수능점수로 갈 수는 있지만, 대부분은 내신관리에 공부 외적인 환경에 따라서 좌지우지 되는 경우도 많고, ...

노동/인권/사회

· 젠더/청년/교육

· 사상/철학/역사

저출산: 원인은 복합적이고 대안은 시급하고

G

GOD_STUDIO

답은 나와있는데 꼰대들은 그냥 하기 싫은 거다

일단 이 글을 이어쓰는 이유는 김석관님 개인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본인보다 연배가 높으신분들이 아직 정확히 젊은 층이 왜 결혼을 안하고 왜 아이 낳는 것을 포기하는지 이해하고 있지 못하신 것 같아서 정보를 드리고자 쓰는 글임을 밝힙니다. -----------김석관님 글 원본 -------------------------------- 1. 저출산 문제의 원인 진단이 어려워보이는 이유 나는 저출산 문제의 원인이 비교적 뚜렷하다고 생각했고 모두들 그렇게 느낄 줄 알았는데, 돌아가는 논의를 보니 또 그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다. 필자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원인들도 있지만 또 핵심적 요인에 대한 강조점들이 달라서 이견이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래 두 자료를 봐도 차이가 크다. (a) 기사는 유교적 가치관의 영향을 중요하게 다루었고, (b) 동영상은 수도권 일극 구조가 만들어낸 경쟁의 밀도를 주 요인으로 보았다. (a) ‘인구절벽’ 유독 심한 동아시아 ...

노동/인권/사회

· 지역사회

· 건강/보건

권승준

요즘따라 이공계의 의대 쏠림 현상 뉴스가 왜 이리 많이 보일까

요즘 왜 이공계 의대 쏠림 현상 뉴스가 많이 올라올까. 의대 쏠림 자체는 오래된 현상인데. 내가 00학번인데 나 입시할 때도 그랬던 거 같다. 암튼, 잉크밥 오래 먹었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오래된 현상이 별 달리 바뀐게 없는데도 갑자기 뉴스가 되는 때가 있다. 지금 벌어지는 이공계 의대 쏠림 현상이 갑자기 뉴스로 회자되는 건, 뇌피셜로다가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동한 것이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대학 구조조정 흐름이 이어지는 와중이라, 대학이나 과 단위에서 정원 미달이나 특정 대학이나 학과로 쏠림 현상 자체에 이전보다 민감한 상황이다. 그리고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반도체학과에다가 지원을 때려넣으면서 드라이브를 거는데도 명문대 반도체학과 합격자들이 대거 의대 진학을 택했다는 뉴스가 세간에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뉴스업계에선 외부의 어떤 흐름과 맞물리면서 예전부터 있었던 얘기라도 갑자기 뉴스 가치를 지니게 될 때가 있다. 그래서 해당 이슈(...

언론/미디어

오찬호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투수의 견제를 제한하면, 야구가 재미있어질까?

보스턴 레드삭스는 1918년 우승 후, 이른바 ‘밤비노의 저주’에 걸려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우승을 위해서는 리그 챔피언부터 되어야 하는데 늘 (베이비루스를 데려간) 뉴욕 양키스이라는 벽 앞에 막히기 일쑤였다. 2004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쉽에서 양키스와 맞붙은 레드삭스는 3차전까지 전패 중이었다. 그리고 4차전에서도 9회 초까지 4대 3으로 지고 있었다. 아웃카운트 3개만이 남은 상황, 양키스는 게임을 끝내고자 정규시즌 53세이브, 방어율 1.94를 기록한 특급 투수를 마운드에 올린다. 훗날 652세이브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기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는 ‘전설’ 마리아노 리베라였다. 그러니까, 밤비노의 저주는 계속될 것이 뻔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은 마음이었다고 했던가. 펜웨이 파크를 가득 메운 레드삭스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소리에 투수가 흔들린다. 첫 타자 볼넷. 벤치는 시즌 중에 트레이드로 합...

스포츠

권승준

[콘텐츠의 어려움] 매혹적인 도입부라는 영감, 성시경의 이윽고

가끔 유명한 문학작품의 첫 문장만 모아놓은 글이 눈에 띌 때가 있다. 첫 문장만 모아놓은 책도 여럿이다. 언론사에서 사실만 건조하게 담은 스트레이트 기사 작법을 가르칠 때 가장 강조하는 것도 리드, 즉 첫 문장이다. 첫 문장에 기사의 핵심 '야마'(언론계 은어인데 뭐라고 설명할 길이 없다. 대략 그 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러티브에 가장 가까운 의미라고 생각한다)를 담고 있어야 좋은 스트레이트 기사다(피처나 인터뷰 기사는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콘텐츠 역시 대개 비슷하다. 도입부는 어디서든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이 일종의 연애 같은 것이라면, 도입부는 만남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만남에서 뭔가 일어나지 않으면 연애로 이어지지 않는다. 콘텐츠의 도입부에 관해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상이 하나 있다. 천재 발라드 가수 성시경이 사회자를 보던 어느 예능 프로그램 녹화 막간에 방청객을 위한 서비스로 잠깐 노래를 하는 순간이 담겨 있다. 흔히 "...

문화/예술

김선태

파월 연준 의장의 경제클럽 회담 내용과 시장 영향

파월 의장의 주요 연설 내용 파월 의장은 2.7일 워싱턴 D.C. 경제클럽 회담에서, 1월 고용지표가 예상 밖으로 호조를 보여,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 할 것임을 언급했다. 또한 2월 FOMC에서 언급한 내용과 동일하게 “상품 부문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주택 및 서비스 부문에서는 가격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전체 물가가 하락하려면 일정기간의 긴축 기조가 필요하다는 발언도 추가 하였다. 한편, 파월은 고용시장의 지표가 이렇게 강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을 언급하였으며,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강할 경우 Fed 전망치 인상으로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겨 놓았다. 마지막으로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은 고용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자체가 하락하는 상황이 긍정적이다”라고 언급하였다. 금융시장 영향 파월 의장의 ‘기존 전망치 대비 높은 기준금리의 가능성’ 언급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고용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하락이라는 긍정적인 ...

경제/소비자

· 국제정치/국제사회

김영준

경로의존성 : 일본은 콘솔 게임 강국인데 우린 그렇지 못한 이유

때는 바야흐로 2009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MB는 지식경제부를 방문해 이후에 수없이 회자될 말을 남겼다. "우리는 왜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왜 못만드냐?" 당시는 우리나라에서 닌텐도 DS가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모두 하는 게임기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때다. 수출 중심국가인 우리나라에서도 그런걸 만들어야 수출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라는 맥락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저 발언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닌텐도DS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임기가 아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콘솔은 1억 5600만대가 팔린 플레이스테이션2고 그 다음이 1억 5400만대가 팔린 닌텐도DS다. 수많은 게임회사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게임 콘솔을 만들고자 시도했었지만 저만한 판매고를 기록한 건 소니와 닌텐도 단 두개 회사 뿐이다.이 정도까지 대규모의 수준이 아니더라도 전세계에서 경쟁력있는 게임 콘솔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많이 없다. 그리고 그 기업들 모두 일본과 미국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경제/소비자

· 산업/기술/IT

· 사상/철학/역사

양동신

사용자 관점에서 본 전기차의 미래

테슬라 모델3를 사서 끌고 다닌 지 어언 반 년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 이 차를 사게 된 계기는 그야말로 차익거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동생이 예약 주문해 놓은 차를 대신 인수했기 때문이다. (친족 간 예약 인수는 가능하다더라) 나는 동생의 예약 주문 덕분에 롱레인지 기준으로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5천만 원대에 살 수 있었는데, 당시 테슬라의 가격정책변동으로 인해 갑자기 8천만 원 이상으로 올라갔다. 막말로 인수하고 맘에 안 들면 중고로 매각만 하더라도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나는 그 시세차익을 실현시키지 않았고, 여전히 모델3를 끌고 다니고 있다. 물론 그 사이 테슬라 매출 부진으로 인해 모델3 가격은 다시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시세차익이라는 단어는 이미 내 머릿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자동차의 성능에 매우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모델3를 더 많이 끌고 다니는 아내와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이제 우리는 내연기관 차량으로 영영 돌아...

산업/기술/IT